이슈 따라잡기/ 고용허가제 도입전부터 ‘삐걱’

이슈 따라잡기/ 고용허가제 도입전부터 ‘삐걱’

김용수 기자 기자
입력 2003-04-08 00:00
수정 200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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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들썩거리고 있다.전면실시냐 시범실시냐를 놓고 정-정(政政)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노동부는 원래 올해 상반기 중 관련법 개정을 통해 내년 7월부터 전면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가 시범실시를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노동계는 “사실상의 포기”라며 맹비난하고 있다.더욱이 사용자측인 재계는 도입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노동부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7일 “폐기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하긴 하되 업종범위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포기가 아님을 밝혔다.

●노동부 계획

노동부는 지난달 28일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도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법체류 및 인권탄압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용허가제를 전면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산업연수생제도는 폐지되고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수 있게 된다.외국인 근로자들도 연수생 신분에서 벗어나 근로자 신분으로 바뀌고 노동3권이 보장된다.

정부는 이미 지난 29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도입방안을 확정했다.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안이 입법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었다.

당정,“시범실시부터 해야”

이러한 노동부의 계획은 일주일도 안돼 민주당과 청와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청와대는 지난 3일 정책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고용허가제를 특정 업종에 국한해 시범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혼란이 일고 있다.일정기간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생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전면도입 여부는 다시 검토키로 한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 내부의견도 통일이 안됐고 한나라당과 경제단체들의 반발이 심해 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일단 전면실시 법안은 미루고 시범실시 법안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크게 반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당정협의회 방침을 “사실상의 실시 포기”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한국노총 강훈중 홍보국장은 “고용허가제를 사실상 포기하는 기만적인 처사”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고용허가제를 즉각 실시,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도 “사실상의 산업연수생제도 유지와 고용허가제 포기를 의미한다.”면서 “약 4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력이 인권유린과 폭력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게 됐다.”고 비난했다.

●노동부,“입법과정 지켜봐야”

노동부는 시범실시를 주문한 민주당과 청와대의 진의 파악에 나섰다.시범실시 방안이 한나라당과 재계의 반발에 따른 입법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보고 고용허가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단 국회의 입법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시범실시쪽으로 입법이 되면 우선 시범실시한 뒤 빠른 시일내에 전면실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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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기자 dragon@
2003-04-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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