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원실’된 李시장 출근길

‘현장 민원실’된 李시장 출근길

입력 2003-03-15 00:00
수정 2003-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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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의 지하철 출근길이 한순간 ‘현장 민원실’로 바뀌었다.

마포구 성산동 주민 5명과 성서초등학생 2명은 14일 오전 7시20분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이 시장과 ‘기습면담’을 시도했다.

‘마포의 허파’인 성미산의 나무를 베어내고 배수지를 짓겠다는 서울시와,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간의 갈등이 물리적인 충돌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시장과의 만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출근길 승객들 틈에서 플래카드와 전단지를 들고 갑자기 나타난 주민들이 “성미산 배수지 공사 강행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하자 당황했다.곧 정신을 차리고 “시민이 반대하면 하지 말아야죠.”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곤란한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계속 현재 상황을 설명하며 시장의 약속을 끈질기게 요구하자 “알았어요.조사해보고 연락할테니,이런데서 자꾸 떠들면 어떡합니까.”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주민 구교선(여·42)씨는 “그동안 수차례 시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해 어쩔수 없이 지하철에서 면담을 시도한 것”이라면서 “불과 7분만에 할말을 다해야 하는데 이 시장이 아이들에게 자꾸 ‘학교에 안가고 왜 여기 왔느냐.’고 묻는 등 답변을 피해 아쉬웠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지난달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이달 한달간 지하철 안전점검차 시장공관에서 시청까지 수행비서만 데리고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 시민들의 ‘지하철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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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기자
2003-03-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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