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눈높이 맞는 취업문 두드려라

[발언대] 눈높이 맞는 취업문 두드려라

김유배 기자 기자
입력 2003-03-06 00:00
수정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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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이 끝난 후 진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바로 냉혹한 경쟁사회로 뛰어들게 된다.특히 아무런 기술이나 기능도 없이 사회에 무방비 상태로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이 그로 인해 남들보다 더 불안해 하고 더 많이 상처받고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

우리의 산업현장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이다.실직자는 넘쳐나는데 기술,기능 직종의 업체는 사람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그리고 여전히 화이트칼라 직종의 업체는 취업 선호도가 내려갈 줄을 모른다.최근 모 연구원 인력채용 때 석·박사급 인재가 대거 몰려 11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고,기능직 공무원 채용에 전문대 이상 대졸자가 대거 몰리기도 했다.대학 주변 고시원은 사법고시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댄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적이고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보장되는 직업은 수요가 정해져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노력을 기울인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좌절감을 갖거나 다른 인생을 준비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은 꿈과 성실함으로 시작해 조금씩 꿈을 키워나가며 결국은 크게 결실을 맺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2002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의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나카 고이치는 대졸의 평범한 연구원으로 자신의 능력을 차근차근 키워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또 대학 졸업 후 1년간 직업전문학교에서 자격증 11개를 취득하여 대기업 취직의 꿈을 이룬 사람도 우리 주위에 있다.

실제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21개 직업전문학교의 올 2월 졸업생 중 취업인원은 4476명인데 반해 이들에 대한 기업의 구인 요청은 7016개 업체,2만 8423명에 이르렀다.즉 취업대상자 대비 구인요청률이 635%를 넘어선 상태에서 이들에게 취업난이란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이제는 목표를 높게 정해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라 이들처럼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아 차근차근 이루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청소년과 전문지식 없이 취업 전선에서 방황하는 실업자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높은 지위와 고소득의 허황된 꿈을 깨고 실용기술을 익혀서 성실과 노력,부단한 자기계발로 전문기술인의 꿈을 키웁시다.”라고.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직업전문학교는 무료로 전문지식을 가르치고 있고,기업체는 이렇게 전문기술을 습득한 졸업생을 데려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러나 오히려 입학지원자는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다.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젊은이들은 자신에게 처한 현 상황을 냉철히 직시하고 눈높이를 맞춰 한단계 한단계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현명함을 찾길 바란다.

김 유 배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2003-03-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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