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진다.그럴수록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냉정을 되찾아야 명실상부한 국제 음악제로 키워갈 수 있을 것 같다.
2003 음악제는 ‘꿈’을 주제로 25일 막을 연다.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하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4월2일 폐막연주회는 이미 티켓이 매진됐다.
프린지 페스티벌(자비참가 공연) 참가신청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단체가 몰렸다.자원봉사자도 너무 많아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음악제 때 통영을 찾았던 관광객 3만 2000여명을 뛰어넘을 것이 분명하다.통영을 모차르트의 고향에 비유해 ‘아시아의 잘츠부르크’로 표현한 독일신문 기사를 과장이라고 할 수만은 없게 됐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타고 경남도는 잇따라 ‘오판’을 하고 있다.국제음악제와 짝을 이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사실상의 ‘윤이상 콩쿠르’를 지역 도시를 순회하며 여는 ‘경남 국제 음악콩쿠르’로 변질시켰다.지역 도의원들의 ‘나눠먹기’ 혐의가 짙다.이래서는 국제 콩쿠르가 성공하기 힘들다.
통영에 부지 3만㎡,연면적 1만㎡ 규모로 새 음악당을 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1500석의 콘서트홀과 500석의 리사이틀홀을 갖추고,음악전문고교도 부설한다는 구상이다.사업비 700억원은 모두 국비부담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통영에는 이미 시민문화회관이 있다.1000석,290석의 공연장에 전시장과 야외조각공원까지 갖추고 있다.인구 13만 4000여명의 통영시에,국제음악제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도 결코 작지 않은 공연장이다.
시민문화회관은 통영항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남망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메타와 빈필 단원들도 윤이상이 태어난 작은 도시의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가진 경험을 자랑스러워하며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 틀림없다.그런 점에서 통영시가 옛 군청 건물을 연주회장을 겸하는 페스티벌하우스로 내준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혹 음악제 기간 동안 연주회가 집중되는 만큼 일시적으로 공연장이 더 필요하다면 학교 강당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윤이상은 상당수 통영 지역 초·중·고의 교가를 작곡했다.그 학교가 윤이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우리 학교’에서 세계적인 작곡가를 기리는 연주회가 열릴 때 청소년들은 국제음악제의 주체가 됐다는 자부심 속에 제2,제3의 윤이상이 되겠다는 포부를 다질 수 있지 않을까.
정부나 해당 자치단체가 음악제를 진정 의미있는 행사로 발돋움시킬 뜻이 있다면,콘텐츠를 풍부하게 하여 내실을 기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연장을 짓기보다는,돈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지역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하는 쪽을 권하고 싶다.
서동철기자 dcsuh@
2003 음악제는 ‘꿈’을 주제로 25일 막을 연다.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하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4월2일 폐막연주회는 이미 티켓이 매진됐다.
프린지 페스티벌(자비참가 공연) 참가신청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단체가 몰렸다.자원봉사자도 너무 많아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음악제 때 통영을 찾았던 관광객 3만 2000여명을 뛰어넘을 것이 분명하다.통영을 모차르트의 고향에 비유해 ‘아시아의 잘츠부르크’로 표현한 독일신문 기사를 과장이라고 할 수만은 없게 됐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타고 경남도는 잇따라 ‘오판’을 하고 있다.국제음악제와 짝을 이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사실상의 ‘윤이상 콩쿠르’를 지역 도시를 순회하며 여는 ‘경남 국제 음악콩쿠르’로 변질시켰다.지역 도의원들의 ‘나눠먹기’ 혐의가 짙다.이래서는 국제 콩쿠르가 성공하기 힘들다.
통영에 부지 3만㎡,연면적 1만㎡ 규모로 새 음악당을 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1500석의 콘서트홀과 500석의 리사이틀홀을 갖추고,음악전문고교도 부설한다는 구상이다.사업비 700억원은 모두 국비부담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통영에는 이미 시민문화회관이 있다.1000석,290석의 공연장에 전시장과 야외조각공원까지 갖추고 있다.인구 13만 4000여명의 통영시에,국제음악제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도 결코 작지 않은 공연장이다.
시민문화회관은 통영항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남망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메타와 빈필 단원들도 윤이상이 태어난 작은 도시의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가진 경험을 자랑스러워하며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 틀림없다.그런 점에서 통영시가 옛 군청 건물을 연주회장을 겸하는 페스티벌하우스로 내준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혹 음악제 기간 동안 연주회가 집중되는 만큼 일시적으로 공연장이 더 필요하다면 학교 강당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윤이상은 상당수 통영 지역 초·중·고의 교가를 작곡했다.그 학교가 윤이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우리 학교’에서 세계적인 작곡가를 기리는 연주회가 열릴 때 청소년들은 국제음악제의 주체가 됐다는 자부심 속에 제2,제3의 윤이상이 되겠다는 포부를 다질 수 있지 않을까.
정부나 해당 자치단체가 음악제를 진정 의미있는 행사로 발돋움시킬 뜻이 있다면,콘텐츠를 풍부하게 하여 내실을 기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연장을 짓기보다는,돈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지역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하는 쪽을 권하고 싶다.
서동철기자 dcsuh@
2003-03-0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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