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은행편중 정부 규제고민/주가지수연동예금 한달새 2조 몰려

자금 은행편중 정부 규제고민/주가지수연동예금 한달새 2조 몰려

입력 2003-02-27 00:00
수정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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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민의 이유는-원금보호 제외땐 관치시비

*은행의 항변-만기도래 예금 재유치한것

은행이 판매하는 ‘주가지수 연동 예금상품’이 한달에 2조원이나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원금을 보장하면서 주식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도 보장하는 ‘꿩먹고 알먹기 식’의 상품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상품이 가뜩이나 돈이 몰려있는 은행으로 시중자금을 더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자 판매 규제 등 대응책 검토에 들어갔다.관치시비 등을 의식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한가지 은행상품으로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시중자금을 새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은행안의 예금이 이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돈이 증시를 떠나 은행으로 몰리면서 빚어지는 자금시장의 진풍경중 하나다.

●왜 인기? 얼마나 팔렸나

주가지수연동예금이란 고객에게 받은 돈의 일부를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운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20%대의 높은 이자를 주되 어떤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하는 상품이다.낮은 예금이율(연 4%대)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국민·신한·하나 등 주요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팔기 시작해 불과 한달새 약 2조원의 돈을 끌어모았다.

지난 25일부터 3차분 판매에 들어간 국민은행은 이날 하루동안만 680억원어치를 팔았다.하나은행도 26일부터 추가판매에 돌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낮은 이율에 실망한 시중자금들이 은행에서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야 하는데 주가지수연동예금이 등장하면서 돈이 더더욱 은행권으로만 쏠리고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20일 현재 은행권의 예금은 무려 6조원이 늘어났다.

재경부는 또 은행들이 원금보장을 의식해 지수연동예금 유치자금의 극히 일부만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있어 이 상품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어떻게든 시중자금의 물길을 주식·채권시장 등으로 틀어 기업이 증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도록 만들려는 정부로서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재경부는 주가지수연동예금이 실질적으로 연 20%대의 고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데도 은행들이 이 부분을 집중 부각시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규제하자니 ‘관치’시비가 걸리고

문제는 정부로서 마땅한 규제수단이 없다는데 있다.상품 자체가 원금은 그대로 놔두고 예상 이자수익만으로 주식 등에 운용하도록 설계돼 있어 은행의 건전성을 크게 위협하지 않기 때문이다.재경부 관계자는 “은행측에 판매중단을 요구할 명분이나 불이익을 줄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계속 방치하자니 자금시장의 왜곡이 우려돼 고심중에 있다.”고 털어놓았다.

운용성적에 따라 지급이자가 달라지는 실적상품이라는 점에서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극약처방’이다.일개 시중은행의 영업행태까지 정부가 간섭한다는 ‘관치’ 시비를 낳을 수도 있다.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장은 “주가지수연동예금은 시중자금을 신규로 끌어들이기 보다는 만기도래 예금자금을 재유치하는 성격이 짙다.”면서 “자금시장 왜곡을 부추긴다는 정부의 우려는 기우”라고 반박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hyun@
2003-02-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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