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휴대폰 사랑

[길섶에서] 휴대폰 사랑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3-02-20 00:00
수정 200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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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들이 휴대전화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눈 마지막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깊은 아픔을 느낀다.지상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마지막 통화라는 사실을 알면서 휴대전화를 거는 이의 심정은 어떠할까.지상에서의 마지막 통화라는 두려움과 절망감은 아무리 생각해도 잔인하다 못해 너무 무섭다는 느낌이다.

“나 엄마 사랑하는 거 알지.” “오빠 사랑해.”-사랑하는 딸과 아내의 애끊는 ‘휴대전화 사랑’은 살아 있는 이들의 가슴에 평생 멍울이 되어 남을 것이다.‘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와 권리로’라는 절규조차 부질없음을 느낀다.급박한 상황임을 전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었던 휴대전화가 미울지도 모르겠다.

지난 2001년 미국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붕괴된 9·11테러 때도 희생자들의 마지막 휴대전화 사랑의 통화는 우리 모두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그게 우리의 일이 될 줄이야….휴대전화가 지상의 마지막 사랑으로 더이상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3-02-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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