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보좌관 발언 의미 / 美 “이라크전 정면돌파”

라이스 보좌관 발언 의미 / 美 “이라크전 정면돌파”

입력 2003-02-17 00:00
수정 2003-02-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세계 反戰 시위 고조 2차 결의안 난관 불구 강공책 다시한번 확인

라이스 보좌관 발언 의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국제여론에 부닥친 미국이 난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미국이 곧 이라크 사태 평화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포기할 것이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16일 발언이 이같은 추측을 불렀다.

미국은 유엔 결의안을 통해 이라크전쟁에 대한 ‘외교적 명분’을 얻으려 했으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증거가 없다는 무기사찰단의 보고 ▲프랑스·중국·러시아 등의 사찰 연장 동의 ▲전세계적인 반전 시위와 영국마저 사찰 연장에 동의함으로써 이같은 전략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미국이 의도한 이달 중 2차 이라크 결의안 채택은 당분간 어렵게 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라이스 보좌관의 발언은 이같은 난관에 관계없이 이라크 공격을 밀어붙이겠다는 미국의 강공 자세를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이다.

앞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5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반전시위에 정치적 위기감을 느껴서인지 28일까지 사찰을 연장하는 데 동의한다며 한발 물러섰다.15일 유럽과 미주,중동,아시아 등 전세계 수십개국 1000곳 이상의 도시에서는 모두 1150만여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의 반전 시위가 벌어졌었다.

이에 따라 상임 이사국의 반대뿐 아니라 이라크에 긍정적 자세를 취한 사찰단의 2차 보고 이후 결의안 통과를 위해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9개국의 지지를 받기도 어려운 실정으로 비쳐졌었다.

거부권을 갖고 있는 프랑스 등 3개 상임이사국이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자 암묵적으로 미국에 동의해온 멕시코,칠레,앙골라,불가리아 등 안보리 이사국들이 강대국간 합의가 없으면 기권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당초 15일 군사행동의 필요성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 이사국에 배포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안보리에서의 ‘반란’으로 결의안 통과 이후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미국의 시나리오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다만 이달 말까지의 사찰시한을 ‘마지막 기회’로 규정하는 것을 5개 상임이사국이 받아들이면 다음주 중 표현이 완화된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목표다.전쟁 가능성을 명백히 밝히기보다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다음달 14일 안보리를 소집해 사찰 결과를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물론 이날이 이라크에 대한 ‘데드라인’은 아니라고 덧붙여 이라크 전쟁에 대한 시간표를 만들려는 미국의 생각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러시아도 프랑스에 동조했다.부시 행정부는 일단 추가적인 사찰을 허용하면서 프랑스 등과 2차 결의안 채택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달까지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으면 다음달 중 결의안 채택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관측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아직 평화의 기회는 남아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전쟁을 결정하기까지 수 주일만 남았다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그는 시한 연장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사찰에 협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미국이 독자행동에 나설 경우 전쟁에 대한 정통성 시비뿐 아니라 전후 복구비용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커다란 부담감이 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같은 딜레마 속에서도 강공전략을 택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mip@
2003-02-17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