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감사하기

[길섶에서] 감사하기

최홍운 기자 기자
입력 2003-02-12 00:00
수정 200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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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가 저물던 크리스마스 다음 날,친구는 쓰러졌다.동료들과 송년회를 마치고 나오다 계단에서 넘어져 뇌를 크게 다친 것이다.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처음 중환자실에서 그를 보았을 땐 절망이었다.의식이 전혀 없어 누가 왔는지,누가 제 손을 만지는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 숨도 쉬지 못해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었다.한순간의 실수가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변하다니,원망이 컸다.

그 후 계속 차도가 없던 중 지난 일요일 다시 갔을 때 우리는 기적을 체험했다.평소 하던 대로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니 이번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왼쪽 눈을 껌뻑껌뻑 한다.알아들었다는 뜻이다.부인의 놀라움은 더 컸다.“알아들어요!”를 연발하며 눈물을 흘린다.그리고 두 손을 모으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한다.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듣고 말하고 숨쉬는 일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우리는 항상 감사해야 한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2003-02-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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