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로또 증후군을 우려한다

[사설]로또 증후군을 우려한다

입력 2003-02-10 00:00
수정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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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억원의 로또 복권 돈 잔치가 끝났다.13명의 로또 갑부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그리고 전국은 극도의 상실감에 빠져들었다.저마다 길게는 1주일이나 835억원의 인생 역전을 꿈꾸어 왔다.아예 아파트 단지를 사겠다는 사람에서 무인도를 사들여 낙원으로 꾸미겠다는 층도 있었다.꿈이 컸던 만큼 후폭풍도 심각하다.돈의 가치 체계가 흔들리고 돈의 사회적 기능이 뒤뚱거리고 있다.1억원은 돈 같지도 않고,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세상이 무기력증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로또 홍역은 복권 문화가 일천하기 때문일 것이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선 매주 몇 백억원은 다반사이고 몇 천억원의 복권 갑부가 탄생한다.횡재인 만큼 많은 부분을 이웃돕기 성금 등 사회에 환원하고 나머지를 알뜰하게 쓴다.누구나 심심풀이로 복권을 산다.힘든 일을 성공리에 끝내고 진한 성취감을 느낄 때 말 그대로 기분으로 산다.내일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청량제로 활용한다.당첨금에 연연해하기보다는 당첨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새긴다.하루가 실망스럽지만닷새 동안은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한다.

로또 복권의 운영 방식이 바뀐다.1등 당첨자가 없을 경우 지금까지는 다섯번이나 이월됐지만 지금부터는 2회로 제한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십억원대,때로는 몇 백억원대의 당첨금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하루에 768억원이 복권에 몰리는 판이다.잘못된 복권 인식을 고쳐 올바르게 추슬러야 한다.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분의1이다.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수치다.요행의 확신에 매몰되어 습관적으로 복권을 사는 관성을 경계해야 한다.돈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근로의 가치를 되새김질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야 한다.

2003-02-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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