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수교사 임용시험 합격 장애인 홍여형씨“누구보다 장애학생 이해하는 교사될것”

서울특수교사 임용시험 합격 장애인 홍여형씨“누구보다 장애학생 이해하는 교사될것”

입력 2003-02-06 00:00
수정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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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학생들을 잘 이해하는 교사가 될 겁니다.”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거의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 2급 장애인 홍여형(27·여)씨가 5일 발표한 서울지역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했다.지방에서는 장애인이 교사에 임용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치열한 경쟁으로 비장애인들도 임용되기 힘들다는 서울 지역에서 장애인이 합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각장애로 말하는 사람의 입모습을 봐야 하고,말도 다소 어눌하지만 홍씨의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성취감과 함께 교사로서 열어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평점 3.98로 성적우수장학금을 받고 99년 졸업할 때만 해도 홍씨의 목표는 유학을 다녀와 조형예술가로 활동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잠깐 여유 시간을 이용해 청각장애학교인 서울삼성학교에서 미술보조교사를 하던 중 홍씨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제가 목표의식이 강해서 한눈 팔지 않고 공부만 했어요.그런데 장애극복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어요.제게 관심을 갖고 잘 대해주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더 많은 특수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또다른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포기하고 이듬해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30대1의 경쟁을 뚫고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에 편입,지난해 가을학기에 졸업했다.

최초의 장애인 특수교사란 새로운 이력외에도 홍씨의 이력서는 알차고 화려하다.그림은 물론 성적에 관련된 다양한 수상경력 외에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실습 보조로 3년간 미술을 지도했다는 사실도 여느 미술학도와는 다른 적극적인 면이 엿보인다.홍씨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열정으로 공부하는 의과 대학생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면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특수교사 임용시험에는 홍씨외 시각장애 2급 박재화(23)씨도 합격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2003-02-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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