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狂風’로또 대박 신드롬

100억 ‘狂風’로또 대박 신드롬

입력 2003-01-28 00:00
수정 200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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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열풍(熱風)이 아니라 광풍(狂風)입니다.” ‘로또’라는 이름의 ‘특A급’ 태풍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이월금액을 포함,이번 주 로또복권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복권방과 은행의 판매창구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판매대행사인 국민은행과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1회차 판매 당시 37억원대에 머물렀던 총 매출액이 두달 만인 이번 주에는 7배인 250억원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27일 오후 3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서여의도 지점에는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로또복권을 구입하려는 직장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회사원 이은영(31·여)씨는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이 넘는다는 소식을 듣고 외근을 나온 김에 처음으로 1만원어치를 샀다.”면서 “심심풀이로 사는 것이니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은행 신촌점에도 하루종일 로또를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한 직원은 “공과금을 내려고 은행에 들렀다가 2만∼3만원어치씩 ‘충동구매’하는 주부들도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복권방 주인 최모(42)씨는 “오늘 하루 매출액이 다른 주 월요일 평균보다 20∼30% 늘었다.”고 털어놨다.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관계자는 “초기 컨설팅 당시 1차연도 매출액을 3340억원으로 잡았는데 기대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내부에서는 매출액이 1조원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로또 광풍’에 대해 “수수료를 줄이고 당첨금 이월방식을 도입해 상금을 높인 선진 마케팅의 승리”라는 진단도 있지만 “투기열풍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동노 교수는 “수익금을 아무리 복지사업 등 공공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복권 구입자의 대부분은 서민들”이라면서 “서민들의 돈을 긁어모아 서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각 회차에 지불된 당첨금이 가장 적었을 때는 판매액의 20%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당첨금 액수만 선전할 것이 아니라 당첨 확률까지 공개해 사람들이 환상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2003-0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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