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 전문가 박철상씨 “유홍준 완당평전 200군데 오류”

古書 전문가 박철상씨 “유홍준 완당평전 200군데 오류”

입력 2003-01-13 00:00
수정 200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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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까지 3권을 완간한 미술사학자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역저 ‘완당평전’(학고재 간)에 무려 200군데나 잘못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재야 고서학자인 박철상 씨는 국학연구단체인 ‘문헌과 해석’의 기관지 최근호에 글을 실어 “1년 남짓 유홍준씨의 ‘완당평전’을 분석한 결과 책 전체를 통틀어 200군데에 이르는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박씨는 이 가운데 34개 항목을 골라 지난해 9월부터 ‘문헌과 해석’모임에서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으며 그 결과의 일부를 이번에 기고한 것이다.

박씨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책은 ‘완당평전’초판 1쇄본 1·2권이다.

박씨는 먼저 “유 교수가 추사 김정희의 호로 널리 알려져 있는 ‘추사’(秋史)와 ‘완당’(阮堂)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유 교수가 완당과 추사라는 호를,그의 작품 시대를 구분하는 근거로 제시했으나 추사는 그의 별호(別號)이고 완당은 당호(堂號)”라는 지적했다.

유 교수는 중국 서예가 완원이 김정희에게 ‘완당’이란 호를 내렸다고 쓴 데 대해 박씨는“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을 받들라며 자기 성을 딴 호를 내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완당은 추사가 연경에서 완원을 만나고 돌아온 다음 그를 존경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 지은 당호”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기존 연구성과를 왜곡하거나 비판적 검토 없이 인용하는 바람에 유발된 오류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자료해제편’에 실은 박혜백의 ‘완당인보’라는 자료는 이미 지난 92년 예술의전당이 발간한 ‘추사 김정희 명작전’에 공개됐으나 유 교수는 이에 대한 설명없이 처음 공개하는 것처럼 했으며,‘효자 김복규비’의 탁본에 대해서는 유 교수가 “완당 전서체의 멋이 한껏 구사되었다.”고 적었지만 이는 전서체가 아니라 예서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내가 완당 평전을 시도한 것은 누군가에 의해 먼저 제시되지 않는 한 전기가 나올 수 없는 일이기에 스스로 매맞기를 자원한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주위의 지적을 받아 들여 5쇄를 찍는 동안 90군데를 고쳤다.”고 밝혔다.

“박씨가 오류를 지적한 글을 대하면서 부끄럽고,독자들에게 미안했다.”는 유 교수는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진위를 가려 잡을 것은 바로잡겠으나 박씨의 문제제기 방식은 훈계조라서 무척 듣기 거북했다는 소견도 밝혔다.

심재억기자
2003-01-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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