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날 아침이 밝았다.2003년부터 5년 동안 국정을 이끌 제16대 대통령을선출하는 날이다.
이번 선거는 양자 대결 구도에다 후보의 노선 차별화도 비교적 분명하지만투표 당일까지도 섣불리 어느 한쪽의 절대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특히 선거 막판에도 유권자 5명 가운데 1명이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으로 나타나고 있다.선거 종반에 행정수도 이전,북핵 문제 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탓인지 선거일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지난 1997년 15대 대선 직후 한 여론조사기관이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를 조사한 결과,선거운동기간 중 지지 후보를 바꾼 사람이 총 투표자의 19.6%에달했고,이 중 약 46%가 투표 당일 혹은 2∼3일전에 바꿨다고 한다.이런 추이를 미루어 볼 때,근소한 차이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현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 교체 여부’가 당락의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저마다 후보를 선택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후보간 이념적 차이가 크고,주요 쟁점도 두드러지고 있는상황에서는 유권자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보다는 뭔가 ‘큰 차원’의 잣대로지지 후보를 잴 필요가 있을 것이다.적어도 어떤 후보의 TV연설 때 맨 넥타이 색깔이 좋아 그 후보를 찍기로 결심하는 투표 행태는 가급적 지양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후보 채점표’를 만들어1점이라도 높은 후보를 선택해 찍어주는 것이 투표권을 현명하게 행사하는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동시에 후보 선택의 고민을 합리적으로 푸는 방식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후보를 비교하는 채점 항목을 다음과 같이 10개 항으로 잡아,각 항목에 10점 척도를 적용해 합산하면 총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개별 후보득점이 산출될 수 있다.
①인물 및 자질 ②국가발전 비전 제시 ③사회 통합 ④정치 개혁 ⑤세대교체 ⑥부패 청산 ⑦남북관계 ⑧시장경제 추구 ⑨서민 복지 ⑩기타(후보 참모 및 주변 인물들,후보 경력,소속 정당,후보 호감도 등)를 체크 포인트로 잡을수 있다.여기서기타 항목은 괄호 속에 든 항목을 종합해도 좋고,아니면 유권자 각자가 9개 항목 중 특별히 가중치를 두어도 좋을 것이다.
채점 항목에 사회통합을 넣은 것은 우리 사회가 고도 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세대간 계층간 갈등,정보 격차 등으로 인해 분열의 요소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또 21세기 한국을 이끌 지도자라면 미래의 한국이 어디를지향해야 하는지,국가 비전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 지역할거주의·보스 정치 등으로 대변되는 ‘3김 정치’의 부정적인 요소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권력기관,정당,국회 등 정치제도 자체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때문에 정치개혁의 의지를 후보 평가 기준의 하나로 본 것이다.
이런 채점표는 “인물을 보면 A후보가 나은데,정책을 보면 B후보 공약이 마음에 드는” 경우에 대비해서도 필요하다.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칙의 하나는 다수결의 원칙이다.개개인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대 산업·정보사회에서는 51% 다수의 의견대로 의사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개별 유권자 입장에서모든 정책과 공약이 마음에 꼭 드는 후보란 있을 수 없다.상대적으로 어느 쪽이 나의 가치에 더 근접해 있느냐는 것을 선택할 뿐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는 오늘 ‘한 표’를 던지는 투표함 속에 담기게 된다.진지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나서자.
논설위원실장 khlee@
이번 선거는 양자 대결 구도에다 후보의 노선 차별화도 비교적 분명하지만투표 당일까지도 섣불리 어느 한쪽의 절대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특히 선거 막판에도 유권자 5명 가운데 1명이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으로 나타나고 있다.선거 종반에 행정수도 이전,북핵 문제 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탓인지 선거일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지난 1997년 15대 대선 직후 한 여론조사기관이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를 조사한 결과,선거운동기간 중 지지 후보를 바꾼 사람이 총 투표자의 19.6%에달했고,이 중 약 46%가 투표 당일 혹은 2∼3일전에 바꿨다고 한다.이런 추이를 미루어 볼 때,근소한 차이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현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 교체 여부’가 당락의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저마다 후보를 선택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후보간 이념적 차이가 크고,주요 쟁점도 두드러지고 있는상황에서는 유권자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보다는 뭔가 ‘큰 차원’의 잣대로지지 후보를 잴 필요가 있을 것이다.적어도 어떤 후보의 TV연설 때 맨 넥타이 색깔이 좋아 그 후보를 찍기로 결심하는 투표 행태는 가급적 지양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후보 채점표’를 만들어1점이라도 높은 후보를 선택해 찍어주는 것이 투표권을 현명하게 행사하는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동시에 후보 선택의 고민을 합리적으로 푸는 방식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후보를 비교하는 채점 항목을 다음과 같이 10개 항으로 잡아,각 항목에 10점 척도를 적용해 합산하면 총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개별 후보득점이 산출될 수 있다.
①인물 및 자질 ②국가발전 비전 제시 ③사회 통합 ④정치 개혁 ⑤세대교체 ⑥부패 청산 ⑦남북관계 ⑧시장경제 추구 ⑨서민 복지 ⑩기타(후보 참모 및 주변 인물들,후보 경력,소속 정당,후보 호감도 등)를 체크 포인트로 잡을수 있다.여기서기타 항목은 괄호 속에 든 항목을 종합해도 좋고,아니면 유권자 각자가 9개 항목 중 특별히 가중치를 두어도 좋을 것이다.
채점 항목에 사회통합을 넣은 것은 우리 사회가 고도 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세대간 계층간 갈등,정보 격차 등으로 인해 분열의 요소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또 21세기 한국을 이끌 지도자라면 미래의 한국이 어디를지향해야 하는지,국가 비전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 지역할거주의·보스 정치 등으로 대변되는 ‘3김 정치’의 부정적인 요소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권력기관,정당,국회 등 정치제도 자체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때문에 정치개혁의 의지를 후보 평가 기준의 하나로 본 것이다.
이런 채점표는 “인물을 보면 A후보가 나은데,정책을 보면 B후보 공약이 마음에 드는” 경우에 대비해서도 필요하다.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칙의 하나는 다수결의 원칙이다.개개인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대 산업·정보사회에서는 51% 다수의 의견대로 의사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개별 유권자 입장에서모든 정책과 공약이 마음에 꼭 드는 후보란 있을 수 없다.상대적으로 어느 쪽이 나의 가치에 더 근접해 있느냐는 것을 선택할 뿐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는 오늘 ‘한 표’를 던지는 투표함 속에 담기게 된다.진지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나서자.
논설위원실장 khlee@
2002-12-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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