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대선 여론조사 결과 공개돼야

[편집자문위원 칼럼]대선 여론조사 결과 공개돼야

김정탁 기자 기자
입력 2002-12-10 00:00
수정 2002-12-1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요즘 우리 신문을 보면 대통령 선거전 기사로 지면이 가득 채워지고 있다.선거철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대통령 선거보도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 선거와 달리 그 양과 질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는 전 국민의 공통된 관심거리라는 점이다.국회의원선거는 지역구에 따라,지방자치제 선거는 기초단체나 광역단체에 따라 누가입후보했느냐 또는 후보자간 경쟁에 의해 관심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그렇지만 대통령 선거는 같은 후보자를 놓고 전 국민이 평가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국민적 관심사이다.투표율 차이가 단적인 예다.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유력 후보자간의 우열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선거보도에 있어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번 대통령 선거보도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선거보도의 주요 내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각 당의 선거대책 점검,선거공약 발표,후보자의 유세 좇기,폭로 및 비방 전달,판세 분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물론 일부 언론은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점검하긴 하지만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는부족하다.

이런 식의 보도는 한마디로 후보자의 정보통제에 이용되기 쉽다.예를 들어기자가 후보자의 유세를 쫓아다니면서 취재할 때 후보자는 이를 보도하는 기자를 다분히 의식하면서 유세를 벌일 것이다.즉,언론에 이런 식으로 보도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또 폭로 및 비방도 마찬가지이다.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언론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면을 빌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정보원 통제는 언론자유가 보장된 상황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이다.과거 우리 언론이 자유롭지 못했다면 그것은 언론사 소유를 제한하는 ‘발행통제’나,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지 못하게 하는 ‘보도통제’를 통해서였다.그렇지만 오늘날 언론자유가 보장되었다 해서 언론통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정보원 통제’라는 신종의 언론통제가 그 공백을 채우고 있다.

선거보도는 이런 정보원 통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는 곳이다.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의 공개를허용하는 일이다.일반적으로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나라에서 여론조사가 발달하고 있는데,미국과 프랑스가 대표적인 예다.한국도 여론조사 발달 정도에있어서 이들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은 여론조사 공개를 무제한 허용하고,프랑스는 투표일 2∼3일전까지 공개를 허용하고 있다.우리나라만 공명선거라는 명분 때문에 투표일전 상당 기간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사실 공명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다.그런데 올바른 대통령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중요한 판단도구이다.내가 스스로 후보자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이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도 중요하다.지지율 여론조사가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지율 여론조사를 공개하면 언론의 선거보도도 훨씬 탄력을 받을것이다.여론조사 결과에 입각해서 보다 심층적이고,객관적인 보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또 비방과 흑색선전을 근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비방과흑색선전 뒤에 실시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는 분명 이를 자행한 후보자의지지율을 떨어뜨리고,유권자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즉,지지율여론조사 공개만큼 공명선거 정착을 위한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지지율 여론조사 공개를 강력히 주장하지 않는지안타깝기만 하다.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언론학
2002-12-10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