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안가리는 할리우드식 홍보

물불 안가리는 할리우드식 홍보

입력 2002-12-04 00:00
수정 200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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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배영화는 홍보도 직배?

한국 영화시장을 공략하려는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몸짓이 갈수록 거세지고있다.사례야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출연배우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영화를 사전홍보하는,이른바 ‘탤런트 투어’(Talent Tour)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일에는,오는 31일 개봉하는 ‘007 어나더데이’의 홍보차 재미교포배우 릭 윤이 내한했다.극중 역할은 주인공 제임스 본드와 대결하는 조연급캐릭터.콜럼비아트라이스타 코리아의 이희숙 상무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미국 직배사들은 톰 크루즈 등 홍보효과가 100% 보장되는 톱스타가 아니면 한국을 투어 대상국에 넣지도 않았다.”고 말했다.한국 영화시장의 규모와 관객의 높아진 수준을 간파한 최근에야 더욱 적극적인 홍보전략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실제로 블록버스터가 아닌 중형급 직배영화들의 탤런트 투어는 올들어 줄을 이었다.지난 9월 ‘버추얼 웨폰’의 서기 조미 막문위 등 홍콩스타들이 홍보전사로 국내에 ‘급파’됐다.같은 달 ‘트리플X’의 롭 코언 감독과 주인공 빈 디젤도 단단히‘언론플레이’를 하고 돌아갔다.지난해 ‘분노의 질주’에 출연해 미국에서 흥행 성공한 액션배우 빈 디젤은 당시 국내 팬들에겐낯선 이름.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적극 홍보로 끙끙 속앓이를 하는 쪽은,본사의 일방적인 기획에 따라 행사를 치러내야 하는 국내 직배사들이다.호텔 수준,식사 메뉴,사소한 기호품,심지어는 생수까지 본사에서 지정해준 상표로 갖춰야 한다.

지난 6월 ‘맨 인 블랙’의 주인공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방한 때.윌 스미스가 묵은 특급호텔 스위트룸의 하룻밤 숙박료만 600만원.윌 스미스는스페인어 개인교사,토미 리 존스는 부인을 대동했다.탤런트 투어는 현지 직배사가 부담하는 게 상례.콜럼비아트라이스타 코리아는 두 사람의 2박3일 체류비용으로 1억원을 넘게 썼다.이번에 20세기폭스 코리아도 서울시내 특급호텔 스위트룸 등 매니저만 대동한 릭 윤의 4박5일 체재비에 3000만원을 들였다.

한 직배사 관계자는 “그런 행사를 하면 본사는 그에 상응하는 극장수입까지 독촉한다.”고 귀띔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UIP·워너브러더스·콜럼비아트라이스타 등 국내 5개할리우드 직배사들이 지난 한해 미국 본사로 송금한 로열티가 총 327억 1740만원이다.한국영화의 전반적인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 전해보다 22.9%나 증가했다.할리우드의 물불 안 가리는 전방위 홍보가 든든한 배경이 됐음은 새삼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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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기자 sjh@
2002-12-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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