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화 그리는 한국화가 심현희씨 3일부터 개인전

아크릴화 그리는 한국화가 심현희씨 3일부터 개인전

입력 2002-12-03 00:00
수정 2002-12-0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격 콤플렉스’를 털어내고 맘껏 색(色)을 써봤어요.”

꿈꾸듯 몽롱한 눈빛이 인상적인 한국화가 심현희(44)는 ‘왜 아크릴화를 그렸느냐?’는 질문에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수묵화를 강조하며 ‘격’을 따지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나온 그.같은 학교 대학원에 입학할 때까지 격에 맞추려고 용을 썼다.그러나 표현욕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단다.작가란 본래 변덕쟁이로 이런저런 그림을 시도해 보기 마련인데,격조라는 관념에 묶여 표현의 한계를 느낀 것이다.

처음엔 담채로 가볍게 시도를 하던 그는 어느덧 과감해져 이 색 저 색 덧칠했다.물감이 가득 찬 팔레트가 캔버스에 쏟아진 듯 현란한 색깔의 황홀경에빠져든 것이다.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개인전은,그래서 ‘색의 향연장’이 됐다.‘그림을 이렇게 그려야지.’하는 생각을 지우고 나니,작업이 즐겁다고 한다.

꽃그림이 주된 전시회에는 ‘자화상’도 많다.제목 ‘나’는 5점이나 된다.이 중에는 제자가 그린 캐리커처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색깔을 입힌 작품도있는데,눈두덩이 도톰한 모양새가 그의 몽롱한 눈과 꼭 닮았다.한국화가 이전에 ‘그림장이’로 불리길 원하는 그가 ‘나’를 통해 나르시즘을 보여주는 것인지,세상과 조화를 꿈꾸는 자신을 보여주는 것인지…,꼼꼼히 들여다볼 일이다.(02)720-1524.

문소영기자 symun@

2002-12-03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