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50만원짜리 투표권

[씨줄날줄]50만원짜리 투표권

정인학 기자 기자
입력 2002-11-28 00:00
수정 200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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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의 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투표권이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국회의원 선거권은 유권자 한 사람에게 50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권리라는 법원의 판결이 화두가 됐다.서울민사지방법원은 국가의 실수로 2000년 4·13 총선에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거권을 재산적 가치로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투표권이 적어도 50만원 가치는 가진다.”고 판시했다.

선거권 혹은 투표권은 흔히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말한다.그러나 보통은 크게 의무라고 여기지도 않았고 또 뭐 대단한 권리까지 되겠느냐는 식이었다.의무라면 벌칙이 뒤따르고,권리는 뭔가 이득이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랐던 까닭일 것이다.선거권에 대한 법규정이 모호해 보통 사람은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은 제15조1항에서 20세 이상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이게 전부다.투표를 하면 어떻다든지 안 하면 어찌된다는 말이 없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선거권은 명확한 권리로서 발판을 확보했다.선거 못하게 됐다 해서 국가가 배상해 주겠느냐는 예단이 빗나갔다.여느 권리처럼 똑같이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그리고 국회의원 선거권은 아무리 낮게 평가해도 50만원짜리는 된다는 것이다.공직선거법은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선거권도 명시하고 있다.대통령 선거권뿐 아니라 지방선거권도 엄연한 권리로 침해당했을 땐 ‘돈’이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권은 얼마쯤 될까 궁금해 진다.국회의원은 대통령에 비해 국정수행에 있어 비중이 좀 떨어지고,또 국회의원 했던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50만원은 웃돌 것 같다.더구나 이번 대선엔 사상 유례없이 국민적 관심이 높다고 한다.중앙선관위가 여론 조사를 했더니 무려 88.9%가 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50만원 판결의 16대 총선 땐 82.6%였다.열기가 높으면 값어치는 올라가는 법이다.12월19일 대통령 선거엔 모두가 참가해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값비싼 권리가 아까워서 아니다.정치 혼탁이 무관심을 낳고,무관심은 정치 혼탁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끊자는 것이다.지금부터라도 대통령 선거전을 눈여겨보아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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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2-11-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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