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날·인 이대로 좋은가

지·문·날·인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02-11-27 00:00
수정 2002-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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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운전면허시험장과 향토 예비군 훈련장에서 강요되고 있는 지문날인이인권침해와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대한매일 11월26일자 31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분확인과 범죄자 검거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지문날인 제도의 적법성과 효용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국가안보와 치안유지를 명분으로 지문을 날인한 주민등록증 제도가 도입됐으나,민주화된 21세기 사회에서는 더 이상 국민을 예비범죄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6일 지문날인의 위헌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문날인 반대연대’ 홈페이지에는 피해 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공개적으로 지문날인 거부의사를 밝힌 사람은 2000여명에 이른다.

일부 네티즌은 토익·토플시험을 치를 때 본인을 확인하기 위한 신분증으로 주민등록증만 인정된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한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시 고객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제출받도록 내부 지침을 내리는 바람에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여권을 신청하거나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볼 때도 주민등록증이필수품으로꼽힌다.개인간 계약서를 작성할 때 지장을 찍는 것이 권위주의 시절의 몸에밴 폐습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문날인 반대연대’가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한해 동안 200만여건의 범죄가 일어났으나 지문감식을 통해 피의자를 확인한 건수는 280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문날인 반대연대’는 “3000건도 되지 않는 신원확인을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예비범죄자 취급하며 지문날인을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국민들의 열손가락을 사용해 신분증에 지문을 찍는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지문날인은 법적 근거도 없이 국민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 일본 최초로 외국인등록증 지문날인을 거부해 화제가 됐던 한종석(韓宗碩·72)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일본 정부는 외국인등록증의 지문날인이 차별정책이라는 데 동의해 지난 89년 이 제도를 완전히 철폐했다.”면서“자국민을 상대로 지문날인을 받고 참정권까지 제한하는 한국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혜영기자 koohy@
2002-11-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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