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만의 발굴 모두 허사될 판”-신라 목간발굴 함안 성산산성 대부분 사유지/문화재청 “”봄이면 발굴 불가””...토지 매입호소

“1500년만의 발굴 모두 허사될 판”-신라 목간발굴 함안 성산산성 대부분 사유지/문화재청 “”봄이면 발굴 불가””...토지 매입호소

입력 2002-11-25 00:00
수정 2002-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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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좀 사주십시오.정부든 함안군이든 발굴지역 땅을 사들이지 않으면 당장 내년 봄부터 발굴을 못합니다!”

사상 최고(最古)최다(最多)의 목간(木簡)을 쏟아내 이목을 집중시킨 경남함안의 성산산성 발굴현장에서 열린 지도위원회.김성범 창원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은 발굴 결과를 설명하다 말고 문화재청 및 함안군 관계자들에게 이렇듯 공개적으로 ‘읍소’를 넘어선 ‘경고’를 했다.

경주 안압지를 포함하여 그동안 전국에서 발굴된 목간은 모두 150여점.지난 92∼94년 27점의 목간이 나온 성산산성에서 이번에는 불과 3평 남짓에서 무려 65점이나 토해놓았다.

목간뿐 아니라 공구와 식기·의례용구·어로용구 등 137점의 완성품을 포함한 1000여점의 목기와 목기 파편도 출토됐다.목공소가 가까이 있었으리라는 추정도 그래서 나왔다.

산성 내부의 저수시설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저습지의 규모는 동서가 90m.발굴을 해 봐야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남북의 길이도 그 정도는 될 것이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유물이 나올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그럼에도 해당지역이 대부분 사유지여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더 이상 발굴이 불가능한것이 현실이다.

창원연구소의 성산산성 발굴은 지난 91년 이후 7번째.이렇듯 ‘조각난 발굴’을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땅 주인들에게서 발굴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이번 부분 발굴은 땅 주인의 호의로 가능했다.그러나 목공소 자리로추정한 지역은 끝내 허락을 받지 못해 발굴할 수 없었다.

‘조각 발굴’은 유물 교란이라는 부작용도 낳는다.이번 발굴현장은 지난 92∼94년 발굴지점과 상당 부분이 겹쳐 있다.당시 목간을 수습하고 흙으로 덮은 지역을 다시 파냈다.당연히 현장의 전모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성산산성은 둘레가 1400m,내부는 3만 5000평에 이른다.매입에는 물론 적지않은 예산이 필요하다.그러나 문화재청은 산하 연구소가 중요한 발굴 성과를 거둔 것에 흐뭇해 하는 데 그치고,함안군은 또 유적전시관을 세워 관광객을 불러모을 꿈에만 부풀어있다.발굴에 몰두해야 할 학예실장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당장 추가발굴이 필요한 지역만이라도 사들여야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기관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2002-11-2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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