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4세대 공산당

[씨줄날줄]4세대 공산당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1-21 00:00
수정 200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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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신임 총서기 등 중국의 제4세대 지도자들에게 ‘공산당 선언’의 의미는? 중국 공산당은 최근 폐막된 제16기 전국대표자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을 수정,계급투쟁을 강조한 ‘공산당 선언’을 삭제했다.충격적 사건이었다.공산주의의 기초 헌법과 같았던 ‘공산당 선언’(Manifesto der Kommunistischen Partei).1847년 국제적 노동자조직이었던 ‘공산주의자동맹’ 제2차 대회의 의뢰로,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저술한 이론적·실천적 강령으로,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최초의 유권적 문전(文典)이라 할 수 있다.1848년 2월 런던에서 독일어로 발간되자 순식간에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로 번역돼 전체 유럽을 변혁의 물결속에 휩싸이게 했다.

“유령이 전 유럽을 휘감고 있다.공산주의라는 유령이….”란 유명한 구절로 시작되는 이 선언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다.‘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프롤레타리아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적 그리고 공산주의적 문헌’ ‘여러 반대당에 대한 공산주의자의 입장’등이다.이 중 특히 훗날 세계인류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은 제1장에 담겨 있는 “지금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라는 주장.당시까지 전해져 오던 모든 전통적 사고틀을 뿌리째 흔든 이 새로운 ‘역사 이론’은 한때 ‘공산당 선언’의 이상을 지구상에 꽃피우고자 했던 ‘투사’들의 정신적 자양분이었다.

중국 공산당이 ‘공산당 선언’을 삭제한 것은 실용주의 노선을 위해 정통마르크스·레닌주의 이념을 보다 완화하려는 조치였다는 해석이 강하다.1997년 수정돼 지금까지 지속된,“공산당 선언이 발표된 이후 100여년이 지난 지금,과학적 사회주의 이론의 정확성이 증명됐다.”는 표현이 송두리째 빠져버린 것이다.‘공산당 선언’삭제는 노동자·농민의 적이었던 자본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시대적 선택으로도 이해된다.그렇다고 중국 공산당이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완전히 포기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이 “마르크스,엥겔스 두 사람이 남긴 나머지 모든 저서 전체의 값어치에 버금간다.”고 치켜세웠던 ‘공산당 선언’.그러나 이제는 중국 대륙에서조차 대접을 받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프롤레타리아의 최종적 승리란 말은 입심에 불과했던가.

이건영 논설위원 seouling@

2002-11-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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