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쏜 경관 진술 대부분 거짓”총기사용 수칙도 안지켜

“총쏜 경관 진술 대부분 거짓”총기사용 수칙도 안지켜

입력 2002-11-04 00:00
수정 2002-11-0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찰이 강도를 잡으려던 시민을 범인으로 오인해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고는 경찰의 총기사용 문제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아무리 어둡고 위급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경찰이 시민을 범인으로 착각,총기를 발사해 숨지게 한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총을 쏜 경찰관 김모 경사는 숨진 백철민씨에게 “서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피의자 윤씨보다 앞서 도망쳤고 쇠파이프(테이프가 감긴 걸레 자루)를 휘두르는 것처럼 보여 밖에서 망을 보던 공범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고를 한 뒤 공포탄을 쏘고 대퇴부를 향해 발사하는 등 총기사용수칙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의 진술과 현장 검증 등을 통한 전북지방경찰청의 조사에 따르면 ▲숨진 백씨가 각목을 가지고 도주했을 뿐 저항은 전혀 없어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김 경사가 끝까지 추격하지 않고 30∼40m를 쫓다 포기,순찰차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던 중 백씨와 마주치자 총을 발사했다는 것이다.또 경찰은 김 경사는당황한 나머지 총기 사용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숨진 백씨가 김 경사에게 ‘나는 강도가 아니다.’라면서 도망갔는데도 총을 쐈다.”며 김 경사의 판단착오와 과잉 대응 의혹도 제기했다.

숨진 백씨의 친구 문현수(30)씨는 김 경사가 백씨를 뒤쫓다 중간에서 포기해 되돌아갔고 그 뒤에 핸드폰을 걸어도 연락이 안돼 범행 현장을 중심으로 10여분간 찾아보니 백씨가 이미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은 백씨가 총을 맞아 쓰러진 뒤에도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 임송학기자
2002-11-0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