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한번실수는 병가지상사

[건강칼럼] 한번실수는 병가지상사

이원로 기자 기자
입력 2002-10-28 00:00
수정 200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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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어느날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자기회사 임원이 일본의 한 골프장에서 쓰러져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인공호흡기에 매달려 목숨만 붙어 있다는 것.가족이 있는 서울로 데려와 치료를 해야 하니 주선을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다음날 오후 심장중환자실에 입원한 K씨는 산소마스크를 쓰고도 눕지도 못한 채 앉아서 헐떡이고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 심장발작으로 그의 심장기능은 정상인의 5분의1도 남아 있지 않았다.심전도 검사내용으로 보아 이미 오래전 본인도 모르는 새 심근경색이 심장의 밑부분을 지나갔고 이번에는 앞부분이 손상받아 심장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며 쓰러진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온 것 자체가 구사일생의 행운이었다.K씨에게는 당뇨병이 있으나 심하지 않아 약을 쓰지 않았고,담배는 골초였다.물리치료로 K씨가 안정된 후에 관상동맥 사진을 찍어 보니 예상했던 대로 중요한 심장혈관 3개 중두개는 이미 완전히 막힌 상태이고 마지막 남은 셋째 혈관마저 심하게 좁아져 있었다.실제로 생명이 한 실오라기에 매달려 있었다.환자의 혈관을 열어주는 시술이 필요한데 위험성이 높았다.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 환자 가족과 논의를 하고 고민한 끝에 결국 시술을 결정했고 시술은 성공적이었다.

그후 지속적인 약물치료,철저한 당뇨관리와 금연으로 K씨의 심장기능은 많이 개선되었다.그는 지금 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으며,열성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물론 소잃기 전에 외양간을 잘 지키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병으로 말한다면 이것이 1차 예방이다.그러나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도 있듯이 1차 예방에 실패해 한번 고역을 치른 후에라도 외양간을 철저히 손질하고 가꾼다면 소를 두번 다시 잃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1차 예방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것은 없다.1차 예방만은 못하지만 2차 예방에만 성공해도 생산적 사회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씨는 동맥경화성 심장병의 4대 주범인 흡연·고혈압·고지혈·당뇨 중 흡연과 당뇨를 소홀히 다루어 한번 큰 실수를 저질렀다.그러나기사회생한 그는 2차 예방법을 철저히 실천해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다.

많은 환자분들이 심근경색을 한번 당하면 인생의 종말로 생각하여 체념하고 자포자기하는 경우를 본다.그러나 적절히 치료를 받고 건강한 생활요법을 지킨다면 K씨와 같은 구사일생의 기적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이원로 (일산 백병원원장)
2002-10-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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