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자

[CEO 칼럼]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자

장광규 기자 기자
입력 2002-10-21 00:00
수정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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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지식경영을 주제로 한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강사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한 경영대학원의 교수님이었다.

강의 내용이 모두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었지만,특히 나의 생각을 자극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사람이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전후 사정을 살피고,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즉 생각하고 나서 행동하게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에서 지식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일의 전후 사정을 살피고,이해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시간을 들여 생각하기보다 직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나의 습관이었던 셈이다.그분의 주장에 따르면 나같이 직관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은 지식을 만들지 못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없이 행동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그 하나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기업에서 하는 일이란 모두가 시한이 정해져 있고 그 이전에 결정하거나 마무리지어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나는 그 교수님의 주장이 학교나 연구소에서나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생각할 시간이 충분히 있을 경우에 나는 생각하는가.그렇지 않은 것 같다.시간 여유가 있다고 해서 문제를 풀기 위해 이것저것을 확인하고 이해하기 위해 고민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나 익숙한 방법으로 쉽고 빠르게 해치워 버리고 마는 것이다.그러니까 시간이 있다고 해서 그 시간을 생각하는 데 쓰지 않는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은 이런 말을 했다.“사람들은 대부분 생각하느니 죽음을 택하곤 했다.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것이 죽는 것보다도 싫은 일일 수 있다는 얘기다.러셀의 주장과 앞의 교수님 주장을 같이 생각해 보면 “지식은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것은 죽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따라서 지식을 만들어내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죽기보다 어려운 일이다.”가 된다.

두 분의 주장에 따르면 생각하기 싫어하는 나는 지식의 시대라고 하는 이 시대에 지식을 멀리하는 문제아에 해당된다.그렇다고 해서 마냥 문제아가 될 수는없는 법이다.나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 나는 나만의 방법을 동료 직원들에게 소개해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그 방법은 무슨 일을 하든지 상관없이 일을 끝낸 뒤 잠깐 시간을 내어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해두는 것이다.

“내가 이 일에서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나?” “얻은 것은 무엇인가?”“내 생각과 달랐던 것은 무엇인가?”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인가?”

5분에서 10분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너무 쉽지 않은가.

이 방법을 우리 회사 직원들이 사용한 이후로 지식창고에 지식등록이 얼마나 폭증하는지 지식심사를 맡고 있는 나는 한때 이들을 심사하다가 눈에 핏발이 서고,급기야 실핏줄이 터지기까지 하였다.

직원들의 생각하는 능력이 간단한 방법으로 출구를 찾아 분출한 것이었다.

나는 내 눈에 핏물이 고였던 올여름을 기억할 때마다 사람은 모두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능력은 엄청난 힘으로 분출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장광규 이랜드시스템스 사장
2002-10-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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