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침묵

[2002 길섶에서] 침묵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2002-10-17 00:00
수정 2002-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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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바다 속에서 나왔다.아프로디테는 달의 여신이기도 하다.달은 금실의 그물을 지상으로 내려 밤의 침묵을 잡아 올린다.

프랑스의 작가 베르코르는 ‘바다의 침묵’에서 나치의 군홧발에 짓밟히면서도 꺾이지 않는 프랑스의 혼을 침묵이라는 매개체로 그려냈다.죽음의 땅,러시아 전선으로 떠나야 하는 나치 장교의 독백보다는 그 독백을 묵묵히 견뎌내는 여주인공의 침묵에서 아련한 휴머니즘을 느끼게 된다.

침묵은 이처럼 사랑이 되기도 하고,백 마디의 말보다 더 진한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대선 정국을 맞아 막말과 인신 비방,욕설 등 온갖 혼탁한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한 마디라도 뒤지면 대선에서 패배하는 양 핏대를 세우고 있다.거기에는 사랑도,여유도,휴머니즘도 없다.‘넘어지면 밟아주고 맨홀에 빠지면 뚜껑 덮어주기’식의 살벌함만 있을 뿐이다.앞으로 대선까지 60여일.단 하루만이라도 대선 후보를 비롯한 모든 유권자들이 침묵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2002-10-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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