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이 하나 된 아시안게임

[사설] 남북이 하나 된 아시안게임

입력 2002-10-15 00:00
수정 200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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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한국의 이봉주 선수가 금메달로 대미를 장식한 마라톤을 끝으로 44개국이 참가했던 대회 성화가 꺼졌다.이번 대회는 37억 아시아인들이 세계 평화와 아시아의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독립국이 된 동티모르,전쟁의 포연이 가시지 않는 팔레스타인 그리고 테러 전쟁의 아프가니스탄이 자리를 같이했다.북한의 대회 참가는 분열을 넘어 화합을 다짐하는 아시안게임의 상징이기에 충분했다.

부산 아시안게임은 민족 동질성을 회복시켜주는 구름판이 되었다.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남북의 ‘드라마’는 시작됐다.남북 응원단은 하나로 어우러졌다.여자 마라톤에서 1위로 질주하는 북한의 함봉실 선수를 응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열정은 찐한 감동을 주었다.북한응원단은 한국 축구 경기장을 찾아와 특유의 응원전을 펼쳤다.이번엔 인공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들었다.우리가 내민 포용과 화해의 손을 그들도 덥석 잡았다.

아시안게임은 남북 화해에 소중한 이정표를 마련해 주었다.무장 간첩이 침투했던 바로 그 현장에 이번에는 응원단들이 왔다.부산 시민들은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그들은 따뜻하게 환영했다.인공기가 게양됐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아무 일도 없었다.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맞이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던 사람들은 현명하게 처신하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북한 응원단은 끝내 마음을 열고 부산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남과 북은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확인한 민족 통일의 염원을 구호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우리는 먼저 화해하고,먼저 베풀었던 아량과 처신을 잃지 않아야 하겠다.북한도 축구를 응원하면서 인공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흔들었던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부산은 흥남 부두 피란민들의 안식처였던 곳이요,한때는 극한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던 곳이다.바로 그 부산 시민들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진심으로 환영했던 뜻을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2002-10-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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