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 웃으며 살아갈 날 왔으면…”아프간 사이클대표 압둘 사딕 사디키 감독

“내 조국 웃으며 살아갈 날 왔으면…”아프간 사이클대표 압둘 사딕 사디키 감독

입력 2002-10-12 00:00
수정 200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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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침공,미국의 공습,그리고 이어진 지역간 전쟁.내 조국 아프간에도 이렇게 민족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날이 올까요.”

지난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아시안게임 선수촌 문화광장에서 북한응원단이 남한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지켜보던 아프가니스탄 국가대표 사이클 감독 압둘 사딕 사디키(45)는 고국 생각에 잠겼다.

압둘은 이날 광장 스탠드를 가득 메운 남측 관객들을 부러운 듯 쳐다보며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1시간 남짓 이어진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단 1명뿐인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를 지도하기 위해 부산에 온 압둘은 바쁜 일정 중에도 ‘하루 5차례’인 이슬람신 알라에 대한 예배를 한 차례도 거르지 않는 독실한 신자다.그런 그가 언제나 기도하는 것은 외세의 침공에 갈기갈기 찢긴 조국이 다시 평화를 되찾는 것.

아프간 수도 카불의 고교 체육교사인 압둘은 “남한과 북한이 함께 모여 이렇게 화합의 한마당을 만드는 모습이 부럽기 그지 없다.”며 소감을 말했다.북한응원단의 공연이 거의 끝나갈 무렵 선수촌내 이슬람종교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친구’ 송추복(60·부산 수영구 민락동)씨가 찾아왔다.‘무하마드’라는 이슬람 이름을 갖고 있는 그는 유가가 금값이던 지난 79년 사우디아라비아에 5년간 부두노동자로 일하러 갔다가 독실한 신자가 됐다.“종교관에 찾아온 압둘과 그동안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송씨는 “우리 이슬람 신도들은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냐.”며 압둘을 위로했다.압둘은 “내이름에 있는 ‘사딕(Sadiq)’이란 말은 ‘친구’를 의미한다.”면서 “오늘남과 북이 다정한 친구가 됐듯이 내 조국도 서로간의 싸움이 멈춰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듯 기원했다.

부산 황장석기자 surono@
2002-10-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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