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퍼주고 '실패한 훈수' 들어
5년전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은행들이 가뜩이나 부족한 곳간에서 달러를 마구 퍼내 준 대상이 외국컨설팅업체다.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기업·금융기관이 각종 사업구조개편·합병 등을 추진하면서 한수를 가르쳐달라고 맡긴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98년 이후 연간 외국컨설팅업체에 쏟아부은 비용은 20억∼30억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컨설팅을 한번 의뢰할 때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밝힌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컨설팅비용은 엄청나다.98년 이후 5년간 예보 및 공적자금투입 금융기관의 컨설팅 용역계약은 모두 215건으로 2342억 55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외국계 컨설팅회사와의 계약이 90건에 1713억으로 전체의 73%에 달했다.
국내 부실기업 및 금융기관 등이 외국컨설팅업체에 이처럼 엄청난 돈을 지불했는데도 실패로 끝난 사례도 적지 않다.99년 LG반도체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빅딜(사업맞교환)이 대표적이다.당시 미국의 컨설팅업체인아더 D 리틀(ADL)사는 하이닉스가 LG반도체보다 부채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LG반도체를 하이닉스로 넘겨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또 하이닉스는 메릴린치·도이체방크 등 10여곳으로부터 680억원을 들여 컨설팅을 받았지만,이제 매각처분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해 제너럴모터스(GM)로 매각된 대우자동차도 그동안 아더앤더슨 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컨설팅을 받았다.그러나 최종 결론은 대우차가 스스로 내놓은 해법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업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즉 외부인의 넓은 시각으로 경영을 재조망하기 위한 것이거나 아니면 사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해 구조조정을 앞두고 외부인의 의견을 끌어들여 ‘객관성’을포장하는 데 있다.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객관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외국컨설팅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대우차 관계자는 “외국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컨설팅을 받았지만,효과를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채권단이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둘러싸고 불거질 논란을 고려해 무조건 외국컨설팅업체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외국컨설팅업체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적 장점을 고려하지 않은 미국식 모델을 일방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사례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bcjoo@
5년전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은행들이 가뜩이나 부족한 곳간에서 달러를 마구 퍼내 준 대상이 외국컨설팅업체다.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기업·금융기관이 각종 사업구조개편·합병 등을 추진하면서 한수를 가르쳐달라고 맡긴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98년 이후 연간 외국컨설팅업체에 쏟아부은 비용은 20억∼30억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컨설팅을 한번 의뢰할 때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밝힌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컨설팅비용은 엄청나다.98년 이후 5년간 예보 및 공적자금투입 금융기관의 컨설팅 용역계약은 모두 215건으로 2342억 55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외국계 컨설팅회사와의 계약이 90건에 1713억으로 전체의 73%에 달했다.
국내 부실기업 및 금융기관 등이 외국컨설팅업체에 이처럼 엄청난 돈을 지불했는데도 실패로 끝난 사례도 적지 않다.99년 LG반도체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빅딜(사업맞교환)이 대표적이다.당시 미국의 컨설팅업체인아더 D 리틀(ADL)사는 하이닉스가 LG반도체보다 부채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LG반도체를 하이닉스로 넘겨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또 하이닉스는 메릴린치·도이체방크 등 10여곳으로부터 680억원을 들여 컨설팅을 받았지만,이제 매각처분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해 제너럴모터스(GM)로 매각된 대우자동차도 그동안 아더앤더슨 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컨설팅을 받았다.그러나 최종 결론은 대우차가 스스로 내놓은 해법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업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즉 외부인의 넓은 시각으로 경영을 재조망하기 위한 것이거나 아니면 사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해 구조조정을 앞두고 외부인의 의견을 끌어들여 ‘객관성’을포장하는 데 있다.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객관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외국컨설팅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대우차 관계자는 “외국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컨설팅을 받았지만,효과를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채권단이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둘러싸고 불거질 논란을 고려해 무조건 외국컨설팅업체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외국컨설팅업체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적 장점을 고려하지 않은 미국식 모델을 일방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사례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bcjoo@
2002-10-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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