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멕스 게이트’ 멕시코 강타

‘페멕스 게이트’ 멕시코 강타

입력 2002-09-27 00:00
수정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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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척결과 침체에 빠진 경제 살리기.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두 마리 토끼를 앞에 놓고 어느 것을 앞세울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두 가지 모두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야 더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최대 난관은 멕시코 국가재정의 3분의 1을 혼자 감당하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노조와의 대립.최근 불거진 ‘페멕스게이트’를 둘러싸고 다음달 2일 총파업을 위협하고 있는 페멕스 노조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멕시코 경제뿐 아니라 남미 경제와 나아가 세계경제에까지 큰 타격을 가하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페멕스게이트란?-2년 전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70년 독재를 종식시키며 멕시코 사상 첫 야당 집권의 신화를 일군 폭스 대통령은 PRI의 70년 독재 동안 만연한 부정부패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공약했다.취임 후 2년간 멕시코의 부패척결 노력은 계속됐다.이런 가운데 최근 멕시코 검찰은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2000년 대선에서 PRI에 1억 7000만달러의정치자금을 제공했으며 이 정치자금이 페멕스 노조의 비밀계좌를 통해 PRI로 흘러 들어갔다며 현 페멕스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간부들을 조사하며 구속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와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협상중 노조 위원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노조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발,다음달 2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노조는 1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인플레 우려를 들어 5.5% 이상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폭스 대통령은 페멕스 노조가 멕시코 경제를 인질로 잡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한편 불법을 저지른 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법에 따른 통치를 구현하려는 정부의 의지라며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애꿎은 멕시코 경제만 피해-멕시코 페소는 지난 20일 1달러당 10.325페소에 거래됐다.1999년 1월 이후 44개월만의 최저기록이다.24일에는 10.276페소로 다소 올랐지만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우려,내핍정책을 계속함에 따라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다 멕시코 주가까지 하락을 계속하고 있어 멕시코 경제가 속으로부터 골병이 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야당인 PRI는법은 준수돼야 한다면서도 “폭스 대통령이 멕시코 경제를 망치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미발 경제위기 재점화 우려-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그나마 라틴 아메리카 경제를 지탱해준 버팀목 역할을 해온 멕시코 경제도 휘청거림에 따라 남미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이미 국가부도 상태에 처한데다 다음달 브라질 대통령선거에서 좌익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남미최대의 브라질 경제도 24일 헤알화가 1달러당 3.78헤알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8위의 석유생산국이자 미국에 대한 3대 원유공급국인 멕시코의 페멕스 총파업은 멕시코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릴 것이며 국제유가에도 압박을 가해 세계경제에도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유세진기자 yujin@
2002-09-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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