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그 힘은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탁월한 상인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풍부한 자원에 비해 기술력과 산업여건은 미비하지만 적절한 사업적 예측과 과단성 있는 투자,내국인의 정서를 활용하는 힘,국제무대에서의 사업감각 등은 ‘중국경제경계론’까지 낳았다.특히 유대인에 버금가는 화교들의 지원이 뒷받침된 중국의 힘은 가히 상인정신에서 나온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동양과 서양,전통과 근대를 잇는 상인 매판’(하오옌핑 지음,이화승 옮김,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은 바로 이러한 중국 상인정신의 뿌리인 중국 최초의 근대식 상인 매판(買辦,comprador)의 실체를 밝힌다.19세기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매판이 사회변혁과 경제발전,특히 초기의 산업화와 문화,사상의 변화 등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면밀히 살핀다.
매판은 중국 역사에서 관리의 협박과 착취를 받지 않고 상업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한 최초의 상인이었다.그들은 자본은 적었지만 그것을 적극적으로 운용했다는 점에서전통적인 부자들과 달랐다.부자들은 신사(紳士)의 생활을 누리면서 자산관리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집사들에게 맡기곤 했다.매판은,예외는 있었지만 자산과 더불어 사업가적 전문지식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재산가였다.저자는 중국 근대사에서 제국주의의 주구로 멸시받고,전통에서 이탈한 국외자로 지탄받은 매판이 실제로는 근대적 기업인의 뿌리임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춘다.
매판은 이미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논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중국인에게조차 이들은 처음에는 유교 논리를 따르지 않았다 해서,나중에는 중국인을 위해 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국노 취급을 받았다.저자는 중국과 서양,전통과 근대성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매판을 ‘중간인’이라고 지칭한다.그들이 보여준 경제적·경제외적인 측면에서의 역할은 ‘동양에는 근대성이 부재하다.’는 서구의 시각을 일부나마 교정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매판에 대해 일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매판은 20세기 들어 매국적 인사를 지칭하는 사회과학적용어로 바뀌었다.한국에서는 1970년대 사회 성격을 논하면서 외국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제국주의 주구라는 뜻의 매판자본이란 용어가 사용됐다.매판이란 용어는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도 되풀이됐다.
저자는 당시 외국회사의 보고서와 서신들,영자신문과 중국신문을 비롯한 각종 사료들을 토대로 매판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린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동양과 서양,전통과 근대를 잇는 상인 매판’(하오옌핑 지음,이화승 옮김,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은 바로 이러한 중국 상인정신의 뿌리인 중국 최초의 근대식 상인 매판(買辦,comprador)의 실체를 밝힌다.19세기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매판이 사회변혁과 경제발전,특히 초기의 산업화와 문화,사상의 변화 등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면밀히 살핀다.
매판은 중국 역사에서 관리의 협박과 착취를 받지 않고 상업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한 최초의 상인이었다.그들은 자본은 적었지만 그것을 적극적으로 운용했다는 점에서전통적인 부자들과 달랐다.부자들은 신사(紳士)의 생활을 누리면서 자산관리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집사들에게 맡기곤 했다.매판은,예외는 있었지만 자산과 더불어 사업가적 전문지식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재산가였다.저자는 중국 근대사에서 제국주의의 주구로 멸시받고,전통에서 이탈한 국외자로 지탄받은 매판이 실제로는 근대적 기업인의 뿌리임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춘다.
매판은 이미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논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중국인에게조차 이들은 처음에는 유교 논리를 따르지 않았다 해서,나중에는 중국인을 위해 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국노 취급을 받았다.저자는 중국과 서양,전통과 근대성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매판을 ‘중간인’이라고 지칭한다.그들이 보여준 경제적·경제외적인 측면에서의 역할은 ‘동양에는 근대성이 부재하다.’는 서구의 시각을 일부나마 교정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매판에 대해 일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매판은 20세기 들어 매국적 인사를 지칭하는 사회과학적용어로 바뀌었다.한국에서는 1970년대 사회 성격을 논하면서 외국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제국주의 주구라는 뜻의 매판자본이란 용어가 사용됐다.매판이란 용어는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도 되풀이됐다.
저자는 당시 외국회사의 보고서와 서신들,영자신문과 중국신문을 비롯한 각종 사료들을 토대로 매판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린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2002-09-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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