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국어교사이던 사람이 20여년 뒤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대에서 세계인의 갈채를 이끌어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48)씨는 영화감독 이전에 국어교사이고 소설가였다.대구에서 태어난 이감독은 1980년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6년동안 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83년 중편소설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 이력을 쌓기 시작됐다.
‘운명에 관하여’(87년)‘녹천에는 똥이 많다’(92년)등으로 이름있는 문학상 수상작가로 이름이 들먹여지는가 했더니 93년 아예 영화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조감독으로 나선 것.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도 조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97년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록물고기’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며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준 영화 ‘오아시스’는 그에게 불과 3번째 작품이다.그의 수상에 영화계가 놀라움과 시샘이 뒤섞인 시선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현장 밑바닥에서부터 십수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어온 도제식 감독도,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세대 감독도 그는 아니다.감독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늘 여유 있는건,맺힌 데 없이 순탄하고 ‘자생적’인 영화이력 덕분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150여명의 기자단 속에서도 감독의 여유는 여전했다.특유의 느리고 여유 있는 어투로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의 운을 뗀 감독은 “이 많은 상(감독상,신인배우상,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등 모두 5가지를 챙겼다.)을 들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트로피 말고 돈을 갖다달라고 할 것 같다.”고 익살을 피웠다.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작가주의 영화를 고수해 온 감독은 상복도 많았다.주인공 ‘막둥이’를 통해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록물고기’로는 밴쿠버영화제 용호상을 받는 등 20여 해외영화제에 불려다녔다.설경구와 처음 인연을 맺으며,왜곡된 현대사를 치열하게 사실 묘사한 ‘박하사탕’(99년)도 카를로비바리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냈고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해외에서 먼저 그의 진가가 소문난 덕에 그는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영화제 측에서 필름접수 공식마감이 끝나고도 한달이나 기다려줬을 정도.
무뚝뚝한 표정에 하나도 재미 없을 사람같지만,함께 일해온 배우들 이야기로는 그게 아니다.
명콤비로 소문난 설경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던진 말.“이감독,그런‘변태’가 없어요.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찍고 찍고 또 찍거든요.직접 쓴 시나리오의 지문은 또 얼마나 꼼꼼하다고요.” 촬영현장에서는 다시없는 완벽주의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선다.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 이란씨가 부인이다.
황수정기자 sjh@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48)씨는 영화감독 이전에 국어교사이고 소설가였다.대구에서 태어난 이감독은 1980년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6년동안 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83년 중편소설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 이력을 쌓기 시작됐다.
‘운명에 관하여’(87년)‘녹천에는 똥이 많다’(92년)등으로 이름있는 문학상 수상작가로 이름이 들먹여지는가 했더니 93년 아예 영화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조감독으로 나선 것.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도 조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97년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록물고기’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며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준 영화 ‘오아시스’는 그에게 불과 3번째 작품이다.그의 수상에 영화계가 놀라움과 시샘이 뒤섞인 시선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현장 밑바닥에서부터 십수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어온 도제식 감독도,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세대 감독도 그는 아니다.감독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늘 여유 있는건,맺힌 데 없이 순탄하고 ‘자생적’인 영화이력 덕분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150여명의 기자단 속에서도 감독의 여유는 여전했다.특유의 느리고 여유 있는 어투로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의 운을 뗀 감독은 “이 많은 상(감독상,신인배우상,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등 모두 5가지를 챙겼다.)을 들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트로피 말고 돈을 갖다달라고 할 것 같다.”고 익살을 피웠다.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작가주의 영화를 고수해 온 감독은 상복도 많았다.주인공 ‘막둥이’를 통해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록물고기’로는 밴쿠버영화제 용호상을 받는 등 20여 해외영화제에 불려다녔다.설경구와 처음 인연을 맺으며,왜곡된 현대사를 치열하게 사실 묘사한 ‘박하사탕’(99년)도 카를로비바리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냈고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해외에서 먼저 그의 진가가 소문난 덕에 그는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영화제 측에서 필름접수 공식마감이 끝나고도 한달이나 기다려줬을 정도.
무뚝뚝한 표정에 하나도 재미 없을 사람같지만,함께 일해온 배우들 이야기로는 그게 아니다.
명콤비로 소문난 설경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던진 말.“이감독,그런‘변태’가 없어요.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찍고 찍고 또 찍거든요.직접 쓴 시나리오의 지문은 또 얼마나 꼼꼼하다고요.” 촬영현장에서는 다시없는 완벽주의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선다.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 이란씨가 부인이다.
황수정기자 sjh@
2002-09-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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