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커피심부름 잡일에 수당도 연체 ‘대학생 직장체험’ 헛돈다

복사·커피심부름 잡일에 수당도 연체 ‘대학생 직장체험’ 헛돈다

입력 2002-08-31 00:00
수정 20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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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 재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직장체험 프로그램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직장체험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이 실무경험 습득을 위해 대기업 또는 공공기관 등에서 현장연수에 참여할 경우 정부가 월 30만원의 연수수당을 6개월 한도로 지원해주는 제도.30일 현재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은 2만 8000여명으로 전국 공공기관 및 기업체 5100여곳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실무경험이 배제되는 등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고,연수수당 등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참가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노동부 홈페이지에는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수당지급 늦어져= 수당이 한달 지나서야 나오는 경우도 많다.심지어 한달반만에 나올 때도 있다.

H대 김모(22)씨는 “분식점에서 일을 해도 지정된 날짜에 돈을 주는데 정부가 하는 일에 수당지급이 늦어져서야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현장에서 애물단지 취급= 대학생들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실제로 업무를 체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애물단지 취급받으면서 복사하고 차 심부름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다.

부산 D대 이모(25)씨는 “직장체험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잔 심부름만 시키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씨뿐 아니라 대부분이 안내원,복사,서류정리 등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특히 은행에서 직장체험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연수원에서 3주 동안 교육까지 받았지만 출입문에서 안내 업무만 맡고 있다.

◇예산만 축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은 “정부가 예산만 축내고 있다.”고 비난한다.

실제로 제조업종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난리인데도 대부분 사무직으로 시간만 죽이고 있다.

노동부는 이 사업에 올해에만도 375억원의 예산을 쓸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기대수준이 너무 높다.”면서 “직장체험을 해도 조직문화를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2002-08-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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