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제2의 性

[2002 길섶에서] 제2의 性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2002-08-02 00:00
수정 2002-08-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며칠 전 낮 시간에 볼 일이 있어 지하철 5호선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강동구 둔촌동을 다녀왔다.종로 3가역이 되자 40세 안팎의 여성이 열차에서 노란우비를 3000원에 팔았다.옆 칸에서 넘어온 듯했다.얼굴이 고운 그 여성을 처음 본 순간,남편을 사별했거나 남편이 실직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동대문 운동장 역에 도착하자 비슷한 연배의 여성이 나타나 CD 보관함을 1000원에 팔았다.그제서야 이제 버스나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일에는 완전하게 남녀 구분이 없어졌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돌아오는 지하철에서도 남성용 면도기를 1000원에 파는 여성을 만났다.

시몬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키워지는 것이라고 비판했지만,유교 전통 탓에 ‘남녀 유별’이 유난히 강했던 우리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 확대되어야 한다.돌이켜 생각하니 지하철에서 만난 여성들은 보통의 남성보다도 건강하고 강인한 생활력이 풍겼던 것 같다.

황진선 논설위원

2002-08-02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