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센스’의 기막힌 반전으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M.나이트 샤말란감독.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종교에 귀의하게 됐나 보다.신작‘싸인’(Sign·새달 9일 개봉)은 중세식 예정설로 현대의 가치를 뒤흔드는 시대착오적인 작품이다.뭐,포교가 목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종교적인 믿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마지막만 아니면 웬만큼 볼만하다.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과 이를 가리는 불안한 남자의 얼굴로 시작하는 영화.첫 장면처럼 영화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스릴러로 포장한다.
‘왜 나한테만 불행이 덮칠까.’라며 자기만의 벽을 쌓는 주인공의 모습은,가치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은유한다.
특히 유령이 출몰할 듯한 어둠침침한 분위기와 서서히 조여드는 공포를 잡아내는 감독 특유의 연출은,현대사회의 소외를 묘사하는 데 적격이다.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골마을.아내의 사고로 신부복을 벗은 그레이엄(멜 깁슨)은 어느날 옥수수 농장에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누군가의 장난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고도 정교한사인.그리고 TV를 통해 그 사인이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언론은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연일 생중계하고,이를 부인하던 그레이엄도 서서히 이를 믿게 된다.
“당신은 계속 노려보고 메릴(호아퀸 피닉스)에게는 크게 휘두르라고 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죽은 아내,물이 오염됐다며 마시지는 않고 물이 담긴 컵만 방안에 늘어놓는 딸의 괴벽 등 영화는 계속 ‘미스터리’한 징조의 씨앗을 흩뿌린다.한편 외계인의 습격이 현실로 나타나고,그레이엄의 집에도 침입한다.해결의 열쇠는 그동안 불행과 파멸의 징조로 보이던 것에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는 전작과 달리 유머가 가미돼 있다.그레이엄이 침입자를 겁주려고 집을 뱅뱅 돌며 떠드는 장면이나,외계인이 머리 속을 읽지 못하도록 온가족이 은박지 모자를 만들어 쓰는 장면 등 곳곳에 공포를 이완하는 장치로 웃음을 끌어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신의 계획된 뜻이니 믿음을 잃지 말라는 식의 결말은 단순도식에 불과하다.세기말의 종말론이 사그라든 21세기에 이같은 결론이 무슨 위안을 줄지 의문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종교적인 믿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마지막만 아니면 웬만큼 볼만하다.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과 이를 가리는 불안한 남자의 얼굴로 시작하는 영화.첫 장면처럼 영화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스릴러로 포장한다.
‘왜 나한테만 불행이 덮칠까.’라며 자기만의 벽을 쌓는 주인공의 모습은,가치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은유한다.
특히 유령이 출몰할 듯한 어둠침침한 분위기와 서서히 조여드는 공포를 잡아내는 감독 특유의 연출은,현대사회의 소외를 묘사하는 데 적격이다.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골마을.아내의 사고로 신부복을 벗은 그레이엄(멜 깁슨)은 어느날 옥수수 농장에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누군가의 장난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고도 정교한사인.그리고 TV를 통해 그 사인이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언론은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연일 생중계하고,이를 부인하던 그레이엄도 서서히 이를 믿게 된다.
“당신은 계속 노려보고 메릴(호아퀸 피닉스)에게는 크게 휘두르라고 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죽은 아내,물이 오염됐다며 마시지는 않고 물이 담긴 컵만 방안에 늘어놓는 딸의 괴벽 등 영화는 계속 ‘미스터리’한 징조의 씨앗을 흩뿌린다.한편 외계인의 습격이 현실로 나타나고,그레이엄의 집에도 침입한다.해결의 열쇠는 그동안 불행과 파멸의 징조로 보이던 것에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는 전작과 달리 유머가 가미돼 있다.그레이엄이 침입자를 겁주려고 집을 뱅뱅 돌며 떠드는 장면이나,외계인이 머리 속을 읽지 못하도록 온가족이 은박지 모자를 만들어 쓰는 장면 등 곳곳에 공포를 이완하는 장치로 웃음을 끌어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신의 계획된 뜻이니 믿음을 잃지 말라는 식의 결말은 단순도식에 불과하다.세기말의 종말론이 사그라든 21세기에 이같은 결론이 무슨 위안을 줄지 의문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2002-07-3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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