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위상 ‘흔들’, 수출 급감·해외마케팅 약화·인력도 줄어

종합상사 위상 ‘흔들’, 수출 급감·해외마케팅 약화·인력도 줄어

입력 2002-07-31 00:00
수정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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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위상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난 40년간 한국의 수출전선을 이끌었던 종합상사들이 내년부터 회계기준변경에 따른 매출액 급감과 수출감소,해외 마케팅 약화 등 ‘3중고’에 시달리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수출첨병 위상 축소- 내년부터 종합상사의 매출은 수출대행시 수수료만으로 하는 ‘기업 회계기준서’가 적용된다.이 때문에 대부분 종합상사의 매출액은 최고 80% 가까이 줄어든다.

LG상사는 올해 매출액을 18조 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6조 4500억으로 급감한다.삼성물산도 지난해 32조 7000억원이던 매출액이 8조 8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한다.

매출액 급감으로 은행이나 정부기관에서 수출신용장을 담보로 대출해주던 한도마저 줄어 대외신인도에 나쁜 영향이 우려된다.

◆수출도 계속 하락세- 종합상사의 수출비중이 급속히 줄고 있다.

1999년 종합상사의 수출액은 812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1.2%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281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7%에 그쳐 3년새 14%포인트가량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외형위주의 경영보다는 수익성에 기초한 내실경영의 영향이 큰 탓이다.또 그룹 계열사들의 분리로 종합상사의 물량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급감한 이유는 반도체 가격하락이 큰영향을 끼쳤다.”며 “단순 수출대행보다는 프로젝트 수주 등 직접수출에 집중해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사맨 이탈 가속화- 한때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상사맨’들이 종합상사의 위상 약화와 더불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종합상사 편람’에 따르면 국내 종합상사의 상사부문 인력은 지난해보다 최고 100명이상 감소했다.

이와 함께 종합상사의 해외 마케팅 거점인 해외지사나 현지법인 수도 올해 301곳으로 지난해보다 21곳(6.5%)이 줄었다.

종합상사들의 수출대행 역할이 축소되면서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최용민 박사는 “종합상사의 총체적 위기는 매출액 급감이나 수출비중의 감소가 아니라,해외 네트워크를 갈수록 줄이는 데 있다.”며 “당장은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인프라 부족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 개척에 큰 애로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종합상사가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 수출비중을 축소하고 프로젝트 수주,해외 자원개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2-07-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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