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 총리 인사청문회/결산/女재상 자질 ‘겉핥기 검증’

장상 총리 인사청문회/결산/女재상 자질 ‘겉핥기 검증’

입력 2002-07-31 00:00
수정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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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의한 첫 인사청문회가 30일 이틀간 일정을 끝냈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장상(張裳) 총리서리가 내정된 이후 거론된 의혹들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탓이 크다.오히려 위장전입을 통한 아파트투기,위증,영주권 보유문제 등 의혹만 더 불거져 국민들을 헷갈리게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준비 부족으로 허덕이는 모습이 역력했다.지난 2000년 이한동(李漢東)총리 청문회보다 별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대다수 위원들은 언론의 문제제기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국정수행 능력 등을 포함한 다면적 평가보다는 개인의 도덕 시비에만 치우쳤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특위 위원이나 실무자들은 이렇게 된 원인을 자료 제출의 미흡에서 찾고 있다.총리실 등 행정부와 장 총리서리가 자료제출에 성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특히 금융거래 내역 등 투기의혹 등을 판단케 해줄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그래서 ‘행정공무원의 착오,비서의 실수,시어머니의 결정’ 등의 변명을뒤엎을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는 준비기간,청문일자 부족 문제와도 연결된다.특위 관계자들은 ‘1차 자료요구-분석 및 실사’에 이어 ‘2차 요구·분석 단계’는 거치지 못했다고한다.현행법은 임명동의안이 회부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도록 하고 있다.

자료 제출미비와 관련,인사청문회법은 국정감사법,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등을 준용토록 하고 있어 이는 인사청문회법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또한 현행 국무위원 임명체제 아래서는 특위의 활동기한을 늘리면 늘린 만큼 ‘행정 공백’이 야기될 수밖에 없어 해결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국회의 한 관계자는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없진 않지만 제도적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 “인사청문회 정신에 맞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즉 인물·자질 검증뿐 아니라 ‘직무수행에 적합한 인사 중용’이 청문회의 궁극적인 취지인 만큼 ‘총리서리’논란때 제기됐던,사전청문회 도입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부족함에도 불구하고,청문회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청문회장에서 만난 참여연대의 김박태식 간사는 “이번 청문회가 던진 교훈이 있다면,‘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그만큼 자기관리에 소홀해 왔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2002-0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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