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치니 ‘억’ 故박종철열사 재조명, MBC 특집2부작 드라마 24일 방영

‘탁’치니 ‘억’ 故박종철열사 재조명, MBC 특집2부작 드라마 24일 방영

입력 2002-06-14 00:00
수정 200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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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물고문으로 요절한 6월 항쟁의 핵심,고 박종철 열사가 드라마에서 되살아난다.

MBC는 박 열사의 죽음과 경찰의 조작및 은폐,관련자들의 양심선언과 폭로 등 6월항쟁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를 2부작 특집 드라마 ‘박종철’(이정표 연출,노연재 극본)로 만들어 오는 24일 방송한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에 다니던 박 열사(84학번)는 87년 1월13일 대공분실에 끌려갔다.수배를 받고 있는 학교 선배가 숨은 곳을 대라는 수사관들의 고문을 받아 다음날 숨졌다.경찰은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사건을 조작하려 했으나 박씨를 부검한 황적준씨의 양심선언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5공 말기의 강압수사가 신의에 충실하려 했던 한 젊은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었다는 점을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짚겠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따라서 드라마는 20대 초반의 순수하고 열정 어린 시기에 ‘나’일 수도 있었고 혹은 ‘내 친구’,어른들에게는 ‘내 아들’일 수도 있었던 한 평범하고 순수한 젊은이의 죽음과 그 죽음이 미친 반향을 다시 일깨우면서 보는 이들의 울림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들어졌다.

인간 박종철에 대한 재조명도 제작진들이 신경 쓴 부분.제작진들은 “주변 탐문결과 실제로 박종철은 ‘신의’라는 두 글자로 성품을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원칙주의자였고 ‘대의’를 가진 인간이었다.”고 설명한다.

박종철 역에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2학년에 재학중인 최동성 군이 캐스팅됐다.부산 출신으로 당시 서울대학생인 박종철 열사와 고향,학교가 같다.제작팀이 특별히 만든 안경까지 쓰면 이미지가 매우 비슷하다.

물들인 노란 머리에 183㎝의 키,79㎏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최군은 “연기를 한다는 것을 생각한 적이 없지만 박 열사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드라마 출연은 의미있는 일일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최군은 학교 기숙사 노조 돕기 장터에서 화채를 만들다 제작팀 눈에 띄어 전격 캐스팅됐다는 후문이다.

최창욱 PD는 “87년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젊은이들이 현재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톡톡히 담당하고 있는 중심세대인 만큼 박종철 열사는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
2002-06-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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