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한·일 16강 함께 갑시다”

현장칼럼/ “한·일 16강 함께 갑시다”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2002-06-12 00:00
수정 200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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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데토우 고자이마스(축하드립니다).” 10일의 한국-미국전이 끝난 뒤 여러통의 전화와 e메일을 받았다.일본인들에게서이다.

이들은 미국을 시종 압도하며 무승부를 거둔 한국팀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내며 잊지 않고 한국인 지인인 필자에게도 축하인사를 해줬다.

폴란드를 2-0으로 꺾은 지난 4일도 마찬가지였다.한 지인에게서 “축하한다.”는 첫 전화를 받고는 어리둥절했다.축하받을 일이 없는데 난데없이 축하는 웬 축하라고 생각했으나 승리를 축하하는 인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스스로의 둔감함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떤 일본인은 사무실까지 찾아왔다.그는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승점 4로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이 페이스대로 16강까지 같이 갑시다.”라고 흥분했다.인사치레와 격식이 남다른 일본인이지만 사무실까지 온 성의에는 정말이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의 강호 벨기에와 무승부를 거둔 뒤 러시아를 1-0으로 꺾은 일본.폴란드를 꺾고 미국과 무승부를 거둔 한국.공동개최국 한·일이 똑같이 1승1무이다.

지금 상태라면한 경기를 남겨둔 일본과 한국 중에 일본이 유리하다.일본은 최약체 튀니지에 1점차로 져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그러나 한국은 최강 포르투갈에 최소한 비겨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도 러시아에 이긴 뒤 그야말로 상승세이다.선수는 물론 일본인들도 모처럼 한덩어리가 되어 ‘닛폰,닛폰’을 외치고 있다.

한·일 양국의 16강 동시진출을 바란다는 다른 일본인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어느 한 팀이 1차 리그에서 탈락하고 다른 팀이 16강에 올라가면 탈락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까요.특히 한·일간에는 말이죠.”

어느 한 팀도 탈락하지 않도록 14일 인천과 오사카(大阪)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팀 모두가 선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황성기 도쿄특파원marry01@
2002-06-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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