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寫經 전시회 갖는 김경호씨 “”고려청자보다 값진 문화재 원형 살려 복원·보존 시급””

전통寫經 전시회 갖는 김경호씨 “”고려청자보다 값진 문화재 원형 살려 복원·보존 시급””

입력 2002-05-14 00:00
수정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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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寫經)은 어찌보면 고려 청자보다도 더욱 가치있는 문화재인데도 잘못된 인식 탓에 원형복원 노력과 연구가전무한 실정입니다.”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백상기념관에서 전통사경 전시회를 갖는 김경호(40)씨.“사경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독보적인 우수성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흔치않은문화재인만큼 원형 복원과 보존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불교에 깊이 빠져 불경을 한 자 한 자 그대로 옮겨 쓰는 사경을 시작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고교시절 출가해 1년간 행자생활을 했으나 부모의 만류로 귀가,어렵게 고교를 졸업했다.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뒤 사경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입학했지만,기본자료조차 없는 실정을 개탄, 사경 복원에 고군분투해 왔다. 고교시절부터 친다면 23년간사경 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우리의 사경 역사는 고구려 소수림왕때 불교가 전래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절정기를 이루었던 고려시대엔 중국이 오히려 고려에 와서 사경을 배워갈 정도로 번창했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사경은 아주 드물게,그것도단지 서예 차원의 경전 베껴쓰기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지요.”

고려사 충렬왕·충선왕·충숙왕조 기사에 따르면 당시 중국 원 조정에서 많게는 한 번에 100명씩 고려에 관리를 파견해 사경을 제작해갔다고 한다.사경 기술은 중국에서 전래됐지만 전성기인 고려시대의 사경은 서예,회화,금은 공예 등 모든 면에서 중국보다 월등한 종합예술로 꽃피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거 그토록 번성했지만 국내엔 옛 사경을 추적할만한기초 자료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그에 비해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사경연구가 활발히 전개돼왔지요.” 그동안 국내 박물관을 샅샅이 뒤졌으나 신통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일본 측 자료에 많이 의존했다고 한다.그런 점에서 현재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국보196호 ‘대방광(大放光)불화엄경’은 주목할만한 유물이라고 강조한다.

“8세기 통일신라시대 때의 사경인 ‘대방광불화엄경’은 연대가 분명한 사경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이 사경은먹으로 쓴 것이면서도 표지그림과 경 내용을 설명하는 변상도를 금·은으로 그려 당시 금은 공예가 얼마나 발달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유물입니다.무엇보다 통일신라기인 일본 천평(天平)시대 전국적으로 흥했던 일본 사경의 모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김씨가 치중하는 것은 단순한 흉내내기가 아니라 우수한우리의 사경을 원형 그대로 살려내 발전시킨다는 점.표지와 뒷 발제,경전,변상도로 구성된 양식을 옛 모습 그대로복원하는 것이다.사경작업을 하면서 불교 경전의 원뜻이많이 왜곡된 것을 발견하곤 자구 수정과 일반인들이 알기쉽게 풀어쓰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우선 우리 사경의 의미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내년말쯤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묶어 교본을 낼계획입니다.옛날엔 사경작업이 분화됐었는데 모든 작업을일일이 혼자 하자니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뜻있는 이들이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금강경,부모은중경,천수경,법화경 약찬게,화엄경 정행품 약찬게 등 50점을 내놓는다.

김성호기자 kimus@
2002-05-1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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