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지분 인수 둘러 싼 엇박자

KT지분 인수 둘러 싼 엇박자

입력 2002-05-11 00:00
수정 200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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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지분 인수를 둘러싼 삼성의 엇박자 행보가 관심거리다.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KT지분 참여 여부를 묻자 “내 사업도 바쁜데 남의 사업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말했다.KT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밝힌 셈이다.

그러나 곧 사정이 달라졌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 회장 발언은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자(매각 대상 지분 28.37% 가운데 15%까지 확보 가능)로서 KT지분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면서 “금융계열사들이 투자목적으로는 지분을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투자목적’이란 무슨 뜻일까.

재계는 특정 계열사가 KT지분 15%를 모두 사들여 서비스사업에 참여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은 대신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을 내세워 KT지분을 매입,언제든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삼성전자를 내세웠다가 경제력 집중에 대한 비난을피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계열사를 동원해 우회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이란 얘기다.물론 삼성측은 그럴 가능성을 일축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지분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지분인수 쪽으로 바꾸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돈 많은 금융계열사를 앞세워 KT지분을야금야금 사들인 뒤 이를 ‘투자목적’이었다고 강변할 경우 삼성의 도덕성은 분명히 도마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목적’이란 명분의 지분참여는 경제력 집중에 대한 비난을 희석하기 위한 그야말로 고도의 ‘전략적 투자’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건승기자 ksp@
2002-05-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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