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 ‘평화의 댐’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됐다.북한강을 따라 10㎞ 위쪽에 자리한 북한의 금강산댐이 말썽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딱히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이상’이 있어 보인다.한겨울이던 지난 2월이었다.금강산댐 쪽에서 보름 동안에걸쳐 3억 5000t의 흙탕물이 밀려내려와 강 유역을 모래로뒤엎었다.그러지 않아도 미국의 아이코너스 위성 촬영 등을 통해 댐의 가운데와 오른쪽으로 두 곳이 함몰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던 터다.게다가 장마철도 2∼3개월 앞으로 성큼다가오지 않았는가.
북한에서는 임남댐이라고 부르는 강원도 창도군 임남면의금강산댐은 1986년 처음 세울 때부터 골칫거리였다.우선 물길을 동해로 돌린 것이 잘못이다.국제법은 당사국의 동의없이 공유 하천의 물길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북한이 2000년 10월부터 금강산댐에 물을 저수하면서 팔당댐 유입량이 연간 17억t이나 줄었다.국내 최대의 소양강댐 담수량이 29억t이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댐 자체도 미덥지않다.아무래도 제대로 만든 것 같지가 않다.댐 가운데 진흙을 채워 넣은 이른바 사력댐인데도 물이 새지 않도록 댐 안쪽을 콘크리트로 덮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다.또 홍수에대비한 수위조절용 수로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화의 댐이 요긴할 수밖에 없다.급한대로 최악의 상황은 막아줄 것이다.금강산댐이 착공되던 1986년 당시 5공 정권은 금강산댐을 폭파하면 서울의 63빌딩까지 물바다가 된다는 ‘수공(水攻)시나리오’를 앞세워 1600억원의 국민 성금을 걷어 평화의 댐을 건설했다.지금까지는 하릴없이 금강산댐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게 고작이었다.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만에 하나 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초 취지대로 ‘평화’의 댐 역할을 톡톡히 해낼것이기 때문이다.사생아로 태어나 이제야 겨우 입적된 셈일 것이다.
그러나 평화의 댐은 금강산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못된다.물줄기도 함부로 바꿔서는 안된다.유입량 감소는 차치하고라도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도 고려해야 한다.정부는북한측과 북한강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과 함께 금강산댐 보강공사를 위한 기술진과 자재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고 한다.언제나 그랬듯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지금으로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손질하지 않을 수 없다.아무쪼록 금강산댐 논의가 잘 풀려 골칫거리 하나를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북한에서는 임남댐이라고 부르는 강원도 창도군 임남면의금강산댐은 1986년 처음 세울 때부터 골칫거리였다.우선 물길을 동해로 돌린 것이 잘못이다.국제법은 당사국의 동의없이 공유 하천의 물길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북한이 2000년 10월부터 금강산댐에 물을 저수하면서 팔당댐 유입량이 연간 17억t이나 줄었다.국내 최대의 소양강댐 담수량이 29억t이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댐 자체도 미덥지않다.아무래도 제대로 만든 것 같지가 않다.댐 가운데 진흙을 채워 넣은 이른바 사력댐인데도 물이 새지 않도록 댐 안쪽을 콘크리트로 덮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다.또 홍수에대비한 수위조절용 수로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화의 댐이 요긴할 수밖에 없다.급한대로 최악의 상황은 막아줄 것이다.금강산댐이 착공되던 1986년 당시 5공 정권은 금강산댐을 폭파하면 서울의 63빌딩까지 물바다가 된다는 ‘수공(水攻)시나리오’를 앞세워 1600억원의 국민 성금을 걷어 평화의 댐을 건설했다.지금까지는 하릴없이 금강산댐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게 고작이었다.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만에 하나 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초 취지대로 ‘평화’의 댐 역할을 톡톡히 해낼것이기 때문이다.사생아로 태어나 이제야 겨우 입적된 셈일 것이다.
그러나 평화의 댐은 금강산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못된다.물줄기도 함부로 바꿔서는 안된다.유입량 감소는 차치하고라도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도 고려해야 한다.정부는북한측과 북한강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과 함께 금강산댐 보강공사를 위한 기술진과 자재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고 한다.언제나 그랬듯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지금으로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손질하지 않을 수 없다.아무쪼록 금강산댐 논의가 잘 풀려 골칫거리 하나를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2-05-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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