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조정권고 ‘유명무실’

분양가 조정권고 ‘유명무실’

입력 2002-04-29 00:00
수정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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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신규 아파트의 과도한 분양가를 잡기 위해 도입한 ‘분양가 자율조정 권고시책’이 기대와 달리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권고받은 업체들이 눈가림식으로 분양가를 인하하는 등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지도단속권이 제도화되지 않아 속수무책이다.

게다가 강남권의 일부 아파트는 주변 시세를 웃도는 고가분양임에도 ‘적정하다.’는 판정을 내려 과도한 분양가를 되레 공인해 준 꼴이기도 하다.

28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로부터‘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조정권고를 받은 3개건설업체중 서초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D산업의 경우 평당 분양가를 최고 20만원까지 낮췄으나 최고 분양가는 이번4차 동시분양 아파트중 가장 비싼 평당 1290만원에 이르고있다.

또 강서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K건설 역시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의 분양권 수준에 맞춰 20만원 정도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조정 기준을 주변 아파트 분양권 시세로 잡아 분양권에 반영된 ‘거품’까지 분양가에 반영하도록 길을 터줬다는 지적이다.

함께 조정권고를 받은 E사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조정계획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H건설이 광장동에 건립하는 아파트의 경우 시가 조정 기준으로 잡은 인근지역 분양권이나 아파트 시세를크게 웃도는 평당 1057만∼1074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

하지만 조정권고 대상에 포함조차 되지 않아 분양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신청을 계획중인 김모(48)씨는 “확인 결과이 아파트 분양가가 이미 거품가격이 반영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200만원 이상 비싸다.”며 “관할 구청과 서울시의조정 권고 기준이 애매해 업체들이 책정한 과도한 분양가를오히려 합리화시켜 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기대감을 가졌던 시민들만 덤터기를 쓰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분양신청 예정자는 “분양가 심사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구청 등 관공서와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근거없는 토지매입비나 업무추진비 등을 내세워높은 분양가를 합리화하지 못하도록 철저한제도 보완책을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업체에 분양가 인하를권고했으나 토지매입비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국세청 통보 외에 적절한 강제 수단이 없는 데다 일부 자치구의 경우 납득할 수 없는 분양가를 승인해 주기도 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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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억기자 jeshim@
2002-04-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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