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피부’ 수입 파문

‘에이즈 피부’ 수입 파문

한준규 기자 기자
입력 2002-04-08 00:00
수정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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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뼈·인대 등 환자이식용 인체 조직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감염된외국인 인체조직이 수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있다.관계당국도 뒤늦게 은밀히 진상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전해졌다.

[에이즈 감염 파문] 7일 인체조직 수입·유통업체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병·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인체조직 수입업체가 미국의 한 인체조직 은행으로부터 수입한 피부가운데 에이즈 감염자의 피부가 포함됐으며,미국측이 이를뒤늦게 알고 국내업체에 회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수입한 피부를 일선 병·의원에 팔아넘긴 국내업체는 이같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미국측에서 보낸 공문을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국과 수입업체 관계자들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병·의원과 환자,관련단체 사이에 에이즈 감염피부 수입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입 인체조직의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어 이식수술을 받았거나준비 중인 환자들이 더더욱 불안에 휩싸여 있다.지난해 교통사고로 피부이식 수술을받은 김모(35·회사원)씨는 “에이즈 감염피부가 유통되고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 혹시나 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있다.”고 하소연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확인된 국내 에이즈 감염자 15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는 이식수술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방비 실태] 국내에는 A메디칼,B뱅크,C인터내셔널 등 30여개의 크고 작은 인체조직 수입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으나 법적인 규제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업체 관계자는 “국제특송우편을 이용,미국이나 유럽에서국내 수입업체로 인체조직을 곧장 보내오기도 하고,직원들이 항공기 편으로 직접 들여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왕모(34·서울 서초동)씨는 “수입상들로부터 건네받은 인체조직이 에이즈 등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됐을 수 있지만 검증절차가 없어 환자 이식에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생물의약품과 관계자는 “현재 인체조직은 장기나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지 않아 별도의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서 “현재 병원협회 등의 의견을 조회하고 있으며,4월중에 안전관리 지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인체조직은 통관기준으로 9000㎏(100억∼150억원)에 이른다.98년의 948㎏에 비해 3년 만에 10배가량 늘었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은 ‘인체에 이식되는 가공품을 다루는 법률’과 ‘인체의 조직을 다루는 법률’에 따라 에이즈·매독·간염·치매바이러스 등 10가지 주요 질병검사를한 뒤 이상이 없는 인체조직만 사용토록 규제하고 있다.90년대 초에는 에이즈에 감염된 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한 사실이드러나 파문이 일었다.지난해 5월에는 세균에 노출된 인체조직은행의 관리 문제가 미 의회 청문회에 올랐다.

외과 전문의 강모씨는 “기본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심각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면서 “더 늦기전에 당국의 감독과 관리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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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 이영표 안동환기자 hihi@
2002-04-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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