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봉 범죄코미디 ‘밴디츠’

29일 개봉 범죄코미디 ‘밴디츠’

입력 2002-03-27 00:00
수정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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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털이와 로맨스.할리우드 영화들이 지칠 줄 모르고 우려먹어온 인기 소재다.동시에,그걸 빤히 알면서도 관객들또한 줄기차게 점수를 주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조지 클루니를 위시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무더기 출연한‘오션스 일레븐’의 인기가 채 삭기도 전에 또 한편의 은행털이 영화가 선보인다.29일 개봉하는 ‘밴디츠’(Bandits)다.우선,사족 하나.최근 국내 은행털이 무장강도가 범행 전에 할리우드 은행털이 영화를 열심히 공부했다지만 이영화에는 그런 사람들이 배울 점이 하나도 없다.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와 빌리 밥 손튼이 기차게 손발을맞추는 은행강도단으로 등장하는 범죄 코미디다.여기에 최근 판타지 애니메이션 ‘반지의 제왕’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며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해온 여배우케이트 블란쳇까지 가세했다.어떤 분위기의 범죄물이 엮여나올까,개성 뚜렷한 세 배우들이 조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쏠릴만하다.

교도소에서 ‘한솥밥’을 먹던 조(브루스 윌리스)와 테리(빌리 밥 손튼)는 레미콘 차에 몸을 싣고 유유히 탈옥한다.둘은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감쪽같이 은행을 털어 멕시코의 지상낙원 아카폴코에다 호화 호텔을 짓자는 것이다.

조의 사촌동생이자 스턴트맨인 하비(트로이 개리티)가 합류해 3인조 은행강도 행각을 벌이기 시작하지만 뭔가 자꾸 불안하다.생각보다는 늘 행동이 앞서는 조,철저한 계획없이는 절대 몸을 움직이는 일이 없는 테리.따분한 결혼생활에 지친 변호사 부인 케이트(케이트 블란쳇)가 재미삼아이들 일행과 동행하면서 영화에는 뜻하지 않은 삼각 로맨스가 끼어든다.가뜩이나 정반대 성격인 두사람이 케이트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면서 사사건건 티격태격한다.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코미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한밤중에 은행 간부 집에 들이닥쳐 가족을 인질로 잡고 저녁식사를 한 뒤 느긋하게 잠까지 잔다.다음날 아침,그 은행간부를 앞세워 당당히 은행에 들어가 여유작작 금고를 털어나오는 식이다.

‘쥘과 짐’,‘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 닮은 틀의 내용전개에다 로드무비의 형식을 살짝 빌려온 듯하다.중반을넘으면서 로맨틱 코미디에 더 가까워진다.매사에 당당한‘마초맨’(조)과,늘 주눅들어 있는 소심남(테리)을 오가며 케이트 블란쳇은 아슬아슬 사랑의 줄타기를 한다.

감상의 키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브루스 윌리스와 빌리밥 손튼의 콤비플레이.실제 나이 47세로 둘은 동갑이기도하다.툭하면 총질해대는 범죄물이지만 모처럼 ‘중년 취향’에도 걸맞는 분위기다.브루스 윌리스가 “‘다이하드’때만큼 젊지 않다.”고 자인하고 덤벼든 영화같다.여주인공을 놓고 사랑싸움을 벌이는 그에게 깊게 패인 주름살이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황수정기자 sjh@
2002-03-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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