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에 깃든 생활미학

전통문화에 깃든 생활미학

입력 2002-03-22 00:00
수정 200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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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한국문화사’ 시리즈 첫 3권,방병선 신명호 김동욱 지음/돌베개 펴냄.

전통문화 속에 담긴 우리 옛사람들의 생활미학과 지혜는 어떤 것일까.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확산되면서관련 서적 출간도 눈에 띄게 늘고있다.그러나 그릇된 정보와 지식은 자칫 우리 문화사 자체를 오도하는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돌베개가 기획한 ‘테마 한국문화사’ 시리즈는 각분야의 권위자가 우리 문화사의 원형들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녹여낸 솜씨가 남다르다.출판사측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활사,문화사를 꼼꼼히 정리해 100권으로 엮어낼 계획인데 1차분으로 ‘백자’‘궁중문화’‘수원화성’ 등 3권이 나왔다.

◆백자(방병선 지음)= ‘순백으로 빚어낸 조선의 마음’이란부제가 말하듯 조선 백자에 나타난 미의 세계를 세밀하게 추적했다.‘하나의 자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나라의 만사가모두 이를 닮는다’는 박제가의 말처럼 조선 백자는 왕실의선택과 장인정신,그리고 지식인의 정신이 어우러진 결정체이다.

개국초부터 청화백자를 비롯한 많은 백자가 명나라로부터유입됐지만 조선의 새로운 그릇을 제작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던 세종대왕의 노력 등 ‘조선의 그릇'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이 흥미롭게 풀어진다.어기(왕실그릇)로 백자를 택한 세종 대,조선 최고의 자기를 생산토록 후원했던 숙종부터 정조 연간까지의 백자의 황금기를 추적하면서 ‘그릇은 사람이다.’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조선시대는 시화(詩畵)일치 사상이 굳건히 자리잡았던 시기.

도자기에 문양을 그리고 시까지 쓰면서 도(陶)를 곁들여 삼위일체를 이룬게 조선 백자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궁중문화(신명호 지음)= 조선 왕실은 근대사의 굴절 속에서 존경받는 대상이 아니었기에 왕과 왕비의 생활문화는 많은부분 왜곡되거나 생명을 잃은 문화재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저자는 왕실문화는 지배자만의 문화가 아니라 그것을 직접 창조한 수많은 장인들과 지식인들의 피와 땀이 종합된 것이라며 왕의 하루 일과 대궐 밖 행차,식사,직업병,왕비의 역할과 생활,궁궐의 풍습과 놀이,왕의 임종,의례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들이 적지않아 호기심을 돋운다.왕의 공부,즉 경연(經筵)때 경연관(교수)이 공부할 부분을 잘못 표시해 낭패를 본 일화나 동치미 국물을 한 수저 뜨면서 시작하는 왕의 식사법,철인 군주로 정평난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이야기를 시키고 말이 끝나면 귀를 물로 씻곤 하던 이야기등 왕의 사생활도 엿볼 수있다.

◆수원화성(김동욱 지음)=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곽 수원화성.개혁 군주 정조가 화성에 신도시를 건설해 새로운 정치개혁의 중심지로삼으려는 꿈을 담은 곳이다.저자는 18세기 최첨단 건축기술의 집결로 이루어진 수원 화성은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를 조선 최고의 길지로 옮기려는 효성에서 시작된 효의 본보기라며 성의 축성과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하게전달한다.축성을 위해 수원 고을 주민들에게 집값과 이사 비용을 나눠 주며 강제 이주시킨 대목이며 축성 과정에서 자재 조달을 철저하게 민간 매입을 통해 했다는부분도 흥미롭다.각권 1만8000원.

김성호기자 kimus@
2002-03-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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