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총재 현실인식 안이하다

[사설] 이총재 현실인식 안이하다

입력 2002-03-20 00:00
수정 200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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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19일 “대선후보 출마선언을 한 뒤 곧바로 총재권한대행을 지명해 당무 2선으로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이 총재는 그러나 오는 5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직은 물론 총재직에도 출마한다고밝혔다.대선전 당권·대권 분리를 통한 1인지배체제 청산을 요구해온 한나라당의 비주류는 이 총재의 당수습책에반발하고 있어 내분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야당의 당 운영에 구체적으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하지만 이 총재가 오랫동안 대통령 출마를 준비해 왔고 제1당의 총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이 총재의 이번 회견 내용은 내분 수습용도아니고 국민을 향한 변화의 선언도 아닌 미봉책이라는 느낌을 준다.2선으로 물러난다고 하면서 총재직에 출마하고,총재권한대행도 총재가 지명한다면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 1인 지배의 정당에서 총재권한대행의 역할과 부총재단의한계를 익히 봐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측은 총재직에 출마하는 이유를 총재 경선이 과열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 총재가 출마하지 않으면 과열될 것이라는 논리도 옹색하다.민주 정당이라면 주·비주류든,정책노선이든 간에 경쟁을 통해 발전하고,또 총재 경선이 어느정도 열기를 띠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최근 민주당이 국민참여 경선이라는 정당 최초의 정치실험에 나서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총재직을 두지 않겠다는 신당 움직임에도 국민들은 주목하고 있다.정치개혁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총재의 선택은 당원들과 국민들의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할 것이다.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당의 민주화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개혁이라는 점을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한나라당은 앞으로 대통령후보와총재단을 뽑는 전당대회 등 많은 행사를 치러야 한다.관객이 없고 흥미를 끌지 못하는 정당이 과연 국민의 지지를얻을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

2002-03-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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