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학습지 피해 심각

불량학습지 피해 심각

입력 2002-03-18 00:00
수정 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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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갖가지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수준 미달의 학습지 업체들이 난립,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정신적·물적 고통을 떠안기고 있다.이들업체는 부실학습지에 고가의 사은품을 끼워 팔고는 고객들이 해약하려면 사은품 값에 위약금까지 물린다.그러나 현법규로는 고객들이 피해를 제대로 구제받기 힘들어 제도보완이 시급하다.

1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10여개 소비자단체에 학습지를 둘러싸고 접수된 상담 건수는 10월 2392건,11월 2539건,12월 2753건으로 한달에 200여건 꼴로 늘고 있다.이는 전체 상담건수의 10%에 해당한다.

현재 학습지를 발행하는 업체는 줄잡아 200여곳.이들 업체에 가입한 회원은 전국적으로 600여만명에 이른다.업계는 시장 규모가 연간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 불량 학습지 업체가 고객을 골탕먹이는 수법들은 다양하다.서울 신림동에 사는 주부 최모(36)씨의 경우 지난1월 어린이용 2층 침대를 준다는 말에 솔깃해 190만원에 K사의 학습지를 2년동안 보기로 했다가 진퇴양난의 곤경에빠져있다.배달이 자주 끊기고 내용도 부실해 해약을 요구했더니 “위약금과 침대값으로 70여만원을 내라.”고 해속만 태우고 있다.

서울 방이동의 주부 곽모(45)씨는 고교 1학년인 아들이학교 앞에서 A학습지를 구독 신청한 사실을 알고 회사측에 해약을 요구했지만 20%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또 서울 목동의 주부 전모(34)씨는 한달간 시험적으로 학습지를 받아보고 계약하기로 했음에도 곧바로 1년치 구독료통지서가 날아와 백방으로 해약방법을찾고 있다.

이웃에 사는 주부 김모(42)씨 역시 최근 인터넷학습지 업체인 M사와 인터넷 학습지를 1년간 84만원에 계약했으나,기출 문제만 나오고 오답이 많아 해약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인터넷에서 ID와 비밀번호를 부여받으면 모든 내용을 내려받은 것으로 간주된다는 이유였다.

소비자 단체는 이에 따라 학습지 구독계약 때 소비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오프라인 업체는물론 인터넷업체들이 끼치는 피해에 대해 소비자보상 기준이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세부기준이 없어 현실적으로 보호받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이혜숙(李惠淑) 실장은 “온·오프라인 학습지에 대한 소비자피해 보상 기준이 있지만 명확한 해지 기준이 없어 소비자단체의 중재로 소비자와 업체가 위약금을 합의하는 수준”이라면서 “정부가 앞장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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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기자 patrick@
2002-03-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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