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봄의 울력

[2002 길섶에서] 봄의 울력

김재성 기자 기자
입력 2002-03-05 00:00
수정 200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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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봄인가? 고궁의 인파 속에 반바지 차림이 보인다.그러고 보니 까칠까칠하던 나뭇가지에서 물기가 보인다.바람결에 봄 냄새가 묻어 난다.그래서 훈풍이라고 하나보다.

아침 밥상에 달큼한 냉이국이 올라왔다.노친네 말씀으로는벌써 재래시장에 (자연산)냉이가 나왔단다. 내일은 당신도소쿠리 들고 마석으로 가 친척도 만날 겸 냉이를 캐 올 참이란다.

언 땅을 헤치고 새싹이 나오는 이치는 아무리 봐도 경이롭다.함석헌 선생은 “봄을 기다리는 씨알의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래서 “죽은 것 같은 씨알은 실상은 자는것”이라 했고 “그냥 자는 것이 아니라 꿈꾸는 것”이라했다.그리고 그 꿈을 ‘꿈틀거림’으로 풀었다.

그런데 씨알의 꿈틀거림만으로 새싹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김훈이 자전거 여행중 어떤 촌부로부터 배운 바에 의하면“싹이 올라올 때가 되면 땅이 틈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성글어지는 것인데,겨자씨 하나 싹틔우기 위해 벌이는 봄의 울력 앞에 머리가 숙여진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2-03-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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