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난기류 정부 해법/ 美 채찍·韓당근 ‘역할 분담’

한반도 난기류 정부 해법/ 美 채찍·韓당근 ‘역할 분담’

김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2-02-15 00:00
수정 200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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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한·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막바지 조율작업에 진력하고 있는 우리 당국자들의 표정이 다소 밝아진 모습이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증폭된한반도정세의 난기류를 푸는 해법으로 한·미간 ‘상호 보완적 역할분담’을 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 동맹관계 강화 및 대북문제의 대화 해결원칙을 재확인한 뒤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무기 등 안보관련 의제는 미국이,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등 남북문제는 우리 정부가 각각 주도권을 쥐고 추진하는 방향으로 미국측과 이견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미국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북 압박을 가하는‘채찍’을,우리 정부는 ‘당근’을 제시하되 쌍방이 협조하고 서로 존중·지지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낸다는원칙에는 이견이 없지만 한·미간 대북 접근법이 다른 것은사실”이라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 등의해결은 우리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미측과 공동입장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서 WMD와 관련,공동의우려를 표명하며,향후 남북대화에서도 WMD문제 해결을 북측에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남북대화를 위한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유지하며,미국의 적극적 지원도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남북문제의 운전대를 잡음으로써 북한이 남북대화에적극 나오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이처럼 미국과의 역할분담으로 해결책을 찾은 것은한·미간 시각차가 현실적으로 좁혀지기 어려운 ‘철학’적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북·미관계의 성격과 남북관계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른 상태에서 접점은 보완적 역할분담 외에는 없고,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제거도 햇볕정책의 궁극적 목표에 부합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여전히 관건이다.

북한이 지금처럼 ‘버티기’를 고수할 경우 북·미관계든 남북관계든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2-02-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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