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연계열 기피’ 실태·대책

대학 ‘자연계열 기피’ 실태·대책

윤창수 기자 기자
입력 2002-02-09 00:00
수정 200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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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들의 자연계열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있다.

자연계열 기피현상은 이번 서울대의 정시모집 합격자 등록률에서 뚜렷이 드러났다.공대 81.7%,자연대 81.9%,약대63.6% 등 자연계열 등록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자연계열의 상위권 학생들이 공대를 멀리 하고 일부 대학 의학계열에 몰림으로써 서울대 신입생들의 학력 수준도 예년보다 처진다.

고교생의 자연계 지원율도 98년 42%에서 올해 27%로 크게 떨어졌다.대입 수능시험 지원자 가운데 자연계 비율은 97년 42.4%,98년 39.9%,99년 34.6%,2000년 29.4%,지난해 26.

9% 등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자연계 기피현상이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 자연계열의 단과대들은 곤혹스러워 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법을 찾고 있지만 부처간 이견 해소에 어려움을겪고 있다.

서울대 공대·농생대·약대·자연대 학장들은 해결 방안의 하나로 지난 6일 병역특례제도의 개선을교육부 등에건의했다.앞서 재정경제부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자연계열학생들에게 병역특례 범위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무청은 “정부 부처들이 업무 수행에 애로를 느낄 때마다 병역문제를 ‘만병통치약’으로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차지원제도의 부작용도 자연계열 등록률을 낮추는 한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서울대 공대 이장무(李長茂) 학장은 “예·체능계와 자연계를 교차지원한뒤 예·체능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는 8일 교차지원 허용을 최소화하는 등 뒤늦게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차지원 범위를 강제로 조정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 확대라는 시대추이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서울대 자연계열이 단과대 단위로 신입생을 뽑은뒤 2학년때 개개인의 전공을 선택토록 하는 방식이 자연계열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박사과정을 밟던중 병역특례혜택을 받기위해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성우(28)씨는 자연계열 학생의 현실에 대해 “한마디로 처량하다.”고 호소했다.93년 입학한 이씨는 “자연계열 학생들은 컴퓨터만 잘 다루면 취업이 보장된다고 생각했는데 벤처가무너지면서 이것마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연대 박성현(朴聖炫) 학장은 “젊은이들이 자연계열을 기피하는 현상을 없애려면 과학기술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학계 관련자들은 자연계열의 교육을 내실화하고 졸업생들의 취업기회를확대하기 위해 기업 인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2002-02-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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