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독백

[2002 길섶에서] 독백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2002-01-26 00:00
수정 200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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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고 싶은 말,참된 말을 할 때 후련함을 느낀다.

특히 사회적 족쇄나 기존의 틀을 깨는 말을 할 때는 듣는사람의 시원함도 배가된다.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 원작의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최근까지 2개월 동안 공연됐다.극장은 연일 만원을 이뤘고,관객들은 가부장적 관습과 남성 중심의 규범을 깨부수는 ‘여성 성기’의 통쾌한 독백에 연거푸 박수를 보냈다.지난해 5월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공연됐을 때도 장내가 마치 ‘여성 해방구’처럼 금지된 언어를 쏟아내는 카타르시스의 도가니였다.배우가 바뀐 이번대학로 공연은 여기에 더해 절규 같은 독백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처참함과 출산의 숭고함을 재발견하는 무대였다.일상 생활에서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여성 성기에 얽힌 사연들을 직설법으로 풀어 놓을 때 ‘독백’은 더이상 독백이 아니고 ‘공감의 함성’으로 전달됐다.

요즘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자 많은 입들이 열리고 있지만 아직은 공감과는 거리가 먼 독백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경형 논설실장

2002-01-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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